어느 부부가 있다.
그런데 남편이 자꾸만 거짓말을 한다.
그것도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오빠, 사랑해! 오늘도 보고 싶어~♥”
이같은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까지를 찾아낸 그 남편의 아내가 닦달한다.
“이 여자는 대체 누구야? 오늘도 보고 싶다고 한 건 어제도 만났다는 반증이지?”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한다.
“거 참, 정말 모르는 여자래두. 아마도 미친 X인가 봐.”
이에 아내는 더욱 뿔이 났다.
“내가 바본 줄 알아?”
급기야 이 부부는 별거에 이어 심지어는 이혼까지도 했다나 뭐라나.
이같은 비유는 지인에게서 오래 전 들은 얘기를
상기하면서 나름으로 추측하여 써 본 하나의 픽션이다.
술자리에 동석한 여성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탤런트 최철호가 지난 7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최씨의 사과는 처음엔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떼다가 CCTV에 찍힌 자신의 폭행 화면이
공개되자 비로소 사과했다는 ‘껄쩍지근’함이 남는다.
지금은 브라운관에서 사라진 개그맨 이혁재도 따지고 보면 최철호의 ‘아류’였다.
그 역시 지난 1월에 술자리 폭행에 연루된 뒤
부인하다가 뒤늦게서야 혐의를 인정했으니 말이다.
가수 김상혁 또한 2005년에 음주뺑소니 사건에
휘말린 뒤 거짓말을 하다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앞뒤가 안 맞는 궤변으로 몰락의 자충수를 둔 바 있다.
어디 이뿐인가?
연전 학력을 위조했다 하여 말이 많았던 연예인들로는
배우 겸 교수인 장미희와 방송인 강석, 그리고 오미희와 최화정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도 현역에서 활동하면서 놓은 수입을 올리며 요지부동이다.
오늘자(7월 14일) 한겨레의 <폭행·표절에 발뺌까지…자숙 없는 연예계>
기사처럼 요즘 일부의 연예인들은 정말이지 시청자 무서운 줄을 모르는 게 사실이다.
한데 정치인들이 학력을 위조하고
술자리에서 사람까지 폭행했다손 치면 과연 어찌 될까?
혹자가 이르길 한국인들은 냄비근성이라서
일정기간만 지나면 잊는 습관이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렇게 방송가는 말썽의 근원지가 된
연예인들을 여전히 출연시키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같은 주장은 한겨레의 보도처럼 이효리가 자신의 노래가
표절 판정을 받고나서 자숙하겠다고 했건만 불과 10여일 만에
이런저런 쇼 따위에 계속하여 출연하고 있다는 것이 그 뚜렷한 방증이다.
2년 8개월 만에 올해 ‘겨우’ 연예계에 복귀했다는
화제의 일본 여배우 겸 가수가 바로 사와지리 에리카이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2007년 9월에 있었던 일명
‘베츠니 사건= 영화 ’클로에 있즈느 노트‘ 개봉 첫날 무대인사에 나선
그녀가 시종일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시큰둥한 모습으로
사회자의 잇단 질문에 ’베츠니…(별로)‘라고 대답한 일’으로
말미암아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뒤에 가까스로 컴백했으되
당시의 시청자들 앙금이 잔존하는 까닭인지 여하튼 과거완 달리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