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뭐야뭐야~~~~
여기도 바지...저기도 바지..
쇼파에도 티셔츠
거실에도 남방셔츠
안방 침대에도 속옷~~~
욕실에도 속옷~~~
날씨는 더운데 온통 어질러져 있는 옷가지들....
양말은 여기저기 한짝씩 나 잘났습네~~돌아다니고 있고
축축한 면수건은 만국기처럼 색색으로 흩어져있다.
욕실 앞 파우더 룸에서는 헉~~스~~~
둘째가 외국 나가면서 어버이날 무리해서 사다 준
그....그....그.... 향수냄새까지 나질않나~~!!!
현장을 급습해야 해.
심증은 아무 법적인 효력이 없고 반드시 물증....현장포착이 중요해.
어디~어디~어디~????
낯선 머리카락이라도 있나??
나 바쁜사이 이 침대에서 누구랑???
긴~~생머리카락이라도 있나 돋보기 좀...이게 어디갔나??
아님 볼일이 있어 읍에 나간다더니
내 오늘은 기필코 때 빼고 광내서 나가는 뒤를 밟을껴.
맨날천날 바빠서 동동거리는 마누라 도와는 못 줄 망정
기생오라비처럼 차려입고 어딜가는거냐구~~
옷을 입으면 하나 다 더렵혀지면 새로 갈아 입을 일이지
오전엔 흰 남방에 흰바지를 입더니
오후에는 까만 셔츠에 까만 바지를
또 밤에는 베이지색 바지에다가 푸른색 니트를?
카멜레온도 아니고 뭐하자는거야 시방???
분명히 뭔가가 있어.
호리낭창 여시가 붙었나?
거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주섬주섬 들고 들어오는 남편의 옷..옷..옷...
갑자기 왕짜증이 확~~~올라오면서 평소엔 중저음의 점잖은(?) 목소리인 내가
빽~~고함을 지른다.
\"이게 다 뭐에욧~~!!!
옷을 입으면 하나가 다 더렵혀지면 또 갈아 입지 이거 한번 저거 한번
하루 온 종일 세탁기를 안고 살아도 못 당하겠잖아~~!!!
양말이며 수건도 세탁기 주변까지 갖다주면 누가 꼬집어??
닦은 그 자리가 그 자리고 옷을 갈아입는 그 자리가 그 자리니....
담부터 옷 안 준다~~
아담처럼 벗고 살고 싶으면 또 그래봐 어디.....@#$%*&>>>>>>>>>>>>>>\"
점점 높아가는 내 목소리가 심상찮은지
얼른 화해의 무드를 잡는 남편이다.
\"하도 더워서 땀이 베잖아.
손님들이 자주 오니 시큼한 냄새 풍기기 뭐해서 갈아입었어.
우리집 세탁기 성능이 어떤가도 궁금하고...ㅎㅎㅎ
아직은 쓸만하더라구??ㅎㅎㅎㅎㅎㅎ\"
그러면서 내 잔소리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현관을 빠져 나가 아래층으로 내 달린다.
흐이구~~자기가 무슨 패션리더라구~~ㅋㅋㅋ
우리 집은 각 자의 옷장이 따로 있다.
집을 지으면서 각 방마다 작은 붙박이장을 하나씩을 넣어서
본인의 옷들은 스스로 해결한다.
난 세탁만하고 잘 개켜서 각자의 방까지만 배달하면 끝~~
그 담부턴 각자가 옷정리들을 하고 코디도 하며 살아간다.
남편의 옷도 세탁만 잘하고 정리를 할 수 있게 갖다만 주면
스스로 정리며 다림질까지 잘한다.
특별한 옷 같은 것은 내가 다림질을 하거나 세탁소로 보내고
남방셔츠 같은거나 와이셔츠는 남편이 거의 다 하는 편이다.
행사가 있는 날에는 늦도록 내가 와이셔츠를 색상별로 줄줄이 대여섯장쯤 다려 놓고
오전 오후를 번갈아 입게 하고
면티셔츠 같은 옷들은 다림질이 필요없게 넓게 개켜서 둔다.
옷걸이에 걸어두면 좋은데 남편이 옷을 찾다가 이리저리 잘못하면
옷걸이에서 떨어져 구겨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선반이 더 좋다.
오래전에 다치고부터는 땀이 한쪽에서만 흐르는 특이체질로 변하면서
남편은 유난히도 더위에 약하고 땀도 엄청 흘리게 되었다.
그래서 흡수력이 좋은 면소재 옷들이 많다.
와이셔츠도 남방셔츠도 면티셔츠도....
여름에는 마소재나 모시가 좋긴한데 내가 손질하기가 너무 번거롭고 까다로워
몇번 인사조로 다려주다가 아예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딱 잡아 떼고 있다.
여름만 되면 그 옷 어딨냐고 묻는 남편이나 이젠 아예 기억이 안난다고 버티는 나나...ㅎㅎㅎ
세탁은 좋은데 풀 먹이고 다림질 하는게 그게 너무 어렵고 까다롭더라구....ㅋㅋㅋ
그냥 세탁기로 훌렁훌렁 빨아서 털..털...털어 널어서 입는게 우리 살림에는 맞지
세탁도 손으로 조물조물해야하고 중간에 걷어서 풀 먹이고 풀 마르기 전에
밟아서 손질하고 또 다려서....
한사람 시원하자고 또 한사람 죽기는 싫어이~~ㅋㅋㅋ
안그래도 이 여름에 가마솥하고 씨름해야 하는 사람한테 그건 너무 가혹하잖아~~???
모시 옷 한벌하고 새하얀 마 바지저고리는 정말 어디갔지?
이젠 정말 나도 모르겠으니 큰일이네.....
수시로 집에 들어와서 새 옷 갈아입는것 까지는 좋은데
제발이지 옷 갈아 입고 뒷일을 잘 처리해 주면 좋으련만.
바쁘다는 핑계로 폭탄맞은 집처럼 해두면 어쩌자는건데~~??
누군 안 바쁘냐구~~
나보고 잔소리꾼이라 하기 전에 스스로 좀 챙기면 안되냐구~~
나도 말이지...
분위기 있는 부드러운 여자이고 싶단말이야~~!!!!!
폼나게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편을 보면 내 기분까지 깨끔하지만
호옥시~~~~
밖에 누구 있나~???
의심은 안해봤다.
나한테 친절한건 좋은데
밖에서 차 나르는 다방아가씨한테까지 친절하다가
부산의 모다방에서 아가씨가 데이트 신청하는 바람에 혼쭐이 난 남편.
그 때 나랑 같이 간 다방이었는데 화장실까지 쫓아와서 데이트 신청을 하더라니 참...
왜 아무나보고 친절해서 그 난리였냐고 물으니 남편의 대답 좀 들어보소.
\"다방아가씨라고 인격이 없겠어?
어쩌다가 사연이 있어 차 나르는데 다 내 여동생같고 그래서 하대를 안한것 뿐이야.
데이트 한번 할걸 그랬나??ㅎㅎㅎㅎ\"
이 사람이 근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