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손녀가 태어난 지 6일째!
우리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하여 어제 퇴원을 하고 우리집으로 왔다
방이 여러개이지만 아무래도 꼬맹이와 딸아이가 쓰기에는 크기도 그렇고
안방이 제일 나을 것 같아 남편이 안방을 내주자고 하여 고마웠다
넓어 보여도 아기이불과 엄마 이불을 까니 온 방에 하나 가득 살림이
들어찼다
다행히 모유가 충분하여 미처 다 못 먹을때는 유축기로 짜놓고 먹이니
간호사들 말이 엄마, 아빠 돈벌었단다
그걸 떠나서 아기 분유 성분표를 보니 무슨 그리도 첨가제가 많이 들어있는지
당최 내 마음에도 내키지가 않았는데 아주 잘 된 일이다
엄마의 젖을 마음껏 먹어야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랄테니.
오자마자 미역국 곁들인 점심을 먹이고, 좀 쉬도록 하였다
손녀는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자꾸 눈을 뜨고 둘레둘레 살피는 기색이다
뭘 아는 것처럼...
그러다가 배냇짓으로 싱긋싱긋 어찌나 잘 웃는지 딸아이와 나는
들여다 보다가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예전 생각하면 아기는 꽁꽁 싸매서 따뜻하게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요즘엔 방안 온도, 습도를 재는 온도계가 있어 아기가 쾌적한 환경을
표시해주니 조절하기가 쉽다
조금만 추운 듯 싶으면 재치기를 해대니 가슴이 덜컥하여
얼른 온도를 낮추고 싸개로 꽁꽁 덮어주게 된다
너무 여려 만지기도 겁날 정도라 조심스럽기만 하다
옆으로 누워 쌕쌕 자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 보노라면 시간가는줄도
모른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3박자가 잘 맞으니 이제 적응만 되면
꼬맹이도 나도 좀 수월해지겠지
저녁때는 자기 전에 목욕을 시키려고 약간 배가 고픈 듯 한데
얼른 시키고 젖을 먹이려 했는데 온몸까지 빨개지도록
그야말로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통에 둘이 혼비백산 옷도 못 벗기고
우선 젖부터 먹였다
흐느끼면서 엄마 젖을 찾아 무는 손녀를 보고는 에공, 두손 두 발 다 들었다
내가 딸아이들 키울 때만 해도 벌써 27,8년전의 까마득한 옛날이라
아이 다루는 법도 다 잊어 버린듯 해서 아기가 우니 어찌나 당황이 되던지.
억지로 목욕부터 시켰다간 아기 까르르 넘어가게 생겨서
딸아이와 나는 혼줄이 났다
어느 정도 배가 부른 듯 하여 가만히 목욕물에 담그니 엄마 뱃속에서의
생각이 나는지 몸을 씻겨도 울지도 않고 잠을 잔다
재빠르게 씻겨 옷 갈아입히고 싸개에 싸놓으니 기분이 좋은지
곤한 잠에 빠진다
그때서야 우리는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첫날이라 아무래도 나나 아기, 딸아이 모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
아기와 씨름하느라 힘이 든 딸아이도 옆에서 잠이 들었다
두 모녀가 잠이 든 안방문을 살며시 닫고 아기 빨래를 하러
목욕통을 옮겼다
힘이 들어도 기쁜 마음으로 친정엄마, 할머니 노릇하는 게 또 하나의
행복임을 깨닫는다*^^*
(생후3일째 똘망똘망 눈을 뜬게 신기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