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둥이녀석들 어린이집에서 현충원으로 견학간다고 해서 아침에 간식이랑 물이랑 챙겨넣었다.
그러고 보니 6.25이다.
어릴때만 해도 6.25란 말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떨리고 긴장되곤 했었는데...
전쟁이라는 말은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어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이미 죽음과 학살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만약 다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끔찍한 상상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온다.
어릴때는 막연하게 집에 지하실을 만들어 비상식량을 비축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혹은 최대한 북한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안전하겠다 싶기도 하고
서울에 살더라도 한강다리 아래 강남에서 살아야 할 것도 같고
강북에 살더라도 만약 다리가 끊어져서 못가게 되면 헤엄이라도 쳐서 피난을 가야하니
수영이라도 배워둬야 할 것 같고
이도 저도 안되면 불안하니 외국 가서 사는게 안전하겠다 싶고
별의별 생각들이 다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어느새인가 그러한 불안은 사라지고 6.25가 되어도 그냥 그렇게 무심한듯 지나가게 되니
안전불감증이라고 해야 하나 정부불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선거철만 되면 북한의 위협,전쟁발발 가능성을 메스컴에서 떠들어대니
양치기 소년을 보는 듯 국민들도 어느새인가 무덤덤해져서 전쟁의 이야기가 마치 오래전
역사 속의 한 이야기로만 여기는 듯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이념으로 두동강난 휴전중인 나라인데...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남한에서는 좌파 운운하면서 아직도 치열하게 각을 세우고 있으니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이념이나 사상을 최고로 여기는 고등형 인간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북한이나 남한이나 할 것 없이 기득권층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전쟁은 어떻게해서도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전쟁을 했다고도 한다.
인구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통해서 인구수를 제한했다면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 고대 시대 역사의 반복이 아니다.
어쨋든 전쟁은 두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는 그로 인해 많은 희생을 겪지 않았던가.
사랑하는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현실, 그리고 교전에 잃는 사고까지...
아무리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6,25날만큼은 전쟁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꼬맹이들이 현충원에 가서 무엇을 보고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나 어리지만
전쟁이 무엇인지 막연하게나마 인지하고 오는 것만으로도 견학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는것이리라
멋도 모르고 과자 먹는다며 좋아라 하고 손잡고 걸어가는 두녀석들...
너희가 스무살이 되는 훗날에는
부디 이 나라가 통일된 나라가 되어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