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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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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결혼식


BY 그대향기 2010-05-17

 

그녀는 키가 아담하다.

그녀의 남편은 키가 아주 크다.

 

그녀는 바지런하다.

그녀의 남편은 술고래다.

 

그녀는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그녀의 남편은 즉흥적이고 기분파다.

 

그녀는 싹싹하다.

그녀의 남편은 허세를 많이 부린다.

 

그녀....

세 딸아이의 엄마이면서 키 큰 남자의 아내.

 

그런 그녀가 이번 토요일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그랬다.

그 키 큰 남편이랑.

 

그녀는 서른 후반 무렵이고

그 남편은 마흔이 갓 넘었다고 그랬다.

 

그녀는 닭을 키웠고 거위도 키웠고 강아지도 키웠다.

그 남편은 닭장이며 개 집을 만들었다.

 

어느 날 강아지도 팔리고 없었고

닭들은 방목에서 도로 닭장으로 가둬졌다.

 

그런 중에 불쑥 내민 청첩장 한장.

쑥스러운 웃음을 뒤로 하고 그녀는 금방 방 안으로 들어 가 버렸다.

 

새삼 결혼식을 하려니 창피하네요...ㅎㅎㅎ

어른들이 하도 찬물이라도 떠 놓고 올리라 하셔서요...

 

그래서 그녀는 작은 절에서 한복 입고 간단하게 어른들만 모시고

예식만 올린다고 부끄러워한다.

 

그 남편은 풍물놀이패 친구들을 불러서

어울마당 한판을 벌이고 뒷풀이는 한다고 그랬고.....

 

그녀의 남편은 밥보다 술이 더 우선인 사람이다.

집 마당에 소줏병이 태산같다.

 

말짱한 날보다 어~~리~~한 날이 더 많다.

술취한 남자는 세 딸들을 괴롭히고 아이들은 울고 그녀는 쌈닭처럼 소리 지른다.

 

만날 때 마다 안타깝다.

저 어린 딸들이 귀엽다면 술을 그만 마셨으면....

 

작은 그녀를 진정 사랑했고 사랑한다면

오래오래 그녀 곁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하루에 평균 소주 세병이라니 간이 베겨나겠나 싶다.

사랑한다면 그녀와 세 딸들을 사랑한다면 그 남편은  술을 끊어야 한다.

 

얼마 전에도 음주단속에 걸렸다던데....

음주운전으로 다치거나 음주운전으로 남을 다치게 한다면???

 

때 늦은 결혼식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진정 키 작은 그녀를 사랑한다면 이젠 그만.....술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