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왕창 화창합니다
여느날과 똑같이 신랑은 과일에 차 한잔 옥이 앞에 놓고 여전히 출근길에 바쁩니다
창가에선 이른 새들의 그림자가 오가고 옥이는 느긋하게 아침을 엽니다
며칠전 마당의 나무와 꽃을 정리하면서 아주 자그마한 새둥지를 보았습니다
어디서 얻었는지 가느다란 풀들과 짚으로 엮은 빈둥지가 옥이맘을 즐겁해 했지요
옥이 왕손가락 만한 깊이의 새둥지에 어떤 새들이 가족으로 엮여 새끼를 치고 기르고 날아갔을까..옥이는 그 빈새둥지를 손으로 살며시 만져봅니다
마치 새들이 있는양 살며시 조심스럽게 만져봅니다
마른새둥지의 온화함이 옥이맘에 고마움으로 전달됩니다
\"아고 이뻐라 누굴까 누가 왔을까 어떤 녀석들일까 고맙네 우리집에 와서 새끼치고 가고 ㅎㅎ다음에 또 왔으면 좋겠네\"옥이가 혼자 불경 외듯 되네입니다
연산홍 철쭉이 옥이를 또 즐겁게 합니다
코를 훌쩍이며 옥이가 혼자 연신 웃어 댑니다
나무계단사이로 작약이 봉우리를 탱탱하게 처녀 젓가슴처러 내보이고 그아래 달롱이 늘어져 개미다리를 합니다
언제 커졌는지 옥이몰래 잔대싹(산나물 이름)이 훌쩍 커서 혹여 잘라서 먹힐까 겁내는거 같고 참나물 싹은 야들야들 새벽이슬이 채 가시지 않았습니다
노란 민들레는 벌써 씨앗이 되어 바람을 전하려 하고 취나물과 더덕 싹 은 향기가 물씬합니다
대문안에 바짝 붙어 살아가는 은행나무는 아직 옥이 허리 안에 차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우러져 제법 멋져보입니다
옥이가 기대고 싶을 만큼만요 ㅎㅎㅎㅎ
작년에 한껏 가을 을 대표했던 그 은행나무가 올핸 가을을 더 기다리게 합니다
올라가 보진 않았지만 나무계단위 장독대는 아마도 ㅎㅎㅎㅎ 말안하고 싶은가봅니다 올라가지 않으니까요
그 계단옆에 옥이집에 서 젤로 오래된 단풍나무가 이리저리 바람을 말하고 새들의 쉼터도 되고 있습니다
잠시 앉아서 옥이는 여기저기 돌아본 마당에 손을 흔들어 줍니다
더 잘자라고 더 이쁘라고 ㅎㅎ그리고 사랑하라고...
아마도 며칠 있다 여름이 급하게 다가오면 올해도 뱀이 나올까 걱정도 합니다
작년 여름 초록색 뱀
눈이까맣고 동그란 크지도 않던 그 초록뱀이 옥이를 한껏 놀라게 했지요
그래서 옥이가사랑하던 그 멋진 개구리소리가 안났나 싶습니다
옥이가 밥을 아주 조금 생선과 섞어서 개구리 집앞에 놓고 \"먹어 다 ~~먹어 아았지? 사랑해 개굴아 \"이렇게 말하고 안방으로 와서 창문을 열고 얼마 서있으면 개구리는 얼른 툭~나와서 밥을 먹던 녀석이었는데 그 뱀때문에 없어진거 같아 안타까웠던 지난 여름이었지요
며칠 개구리 찾고 울고 하던 옥이한테 아들이\"엄마 멀 그런거 같고 그래요 그 개구리 바람나서 갈수 있고 불륜으로 쫒겨났다가 부인이 용서해서 집에 갈수 있어요 아니면 카드 값을 못갚아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는아주나쁜녀석일수도 있어요 ㅎㅎㅎ\"옥이가 같이 따라 웃습니다
\"그래 그럴수도 있겠구나 \"
올해도 그 개구리가 찾아올까 싶습니다
파란 잎에 청개구리도 옥이는 사랑합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으례히 옥이 있는 방으로 걸어와서는 옥이와 눈을 마주하고 서로 깜빡이며 응시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내 돌아서는쪽은 청개구이죠 옥이는 그냥 웃어주죠
\"까불어~나한테 \" 하하하하하하 옥이가 말합니다
진즉 청 개구리 는 아무렇지도 않는데 말이죠...
큰 비가 그치고 나면 청 개구리 는 말업이 다시 살곰~살곰~미안한척 하고 나갑니다
다시 안올것처럼 뒤도 안돌아보고 나갑니다
올해도 그 청 개구리 보고 싶어집니다
작은 이 빠진 접시에 물을 가득 담아서 수돗가 난간에 놓아둡니다
한 나절이면 새들이 와서 그 접시물에 목욕을 하고 잠시 낮잠을 청하고 가곤합니다
그 시간대면 옥이도 낮잠을 청하는시간대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름모를 새 가목욕을 하고 나야 옥이가 편이 잠을 청 합니다
이만하면 옥이 생활 부럽겠지요?
옥이는 늘 이렇게 하루를 혼자서 작은 자연속에 혼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