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내가 너무 큰 짐을 지어줬는지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언제부터였는지 아이는 먹는병에 걸려서 아무것에도 집중 할 수 없다고
너무도 조심스럽게 엄마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다.
기가막힐 일이다.
무슨병이라고?!!!
세상에 복이 겨워 별 희한한 병도 다 들어 볼 노릇이다.
이병이 지나치게 다이어트를 해서 생기는 요즘 20대 아가씨들이 너무 체중을 줄이는 날씬함을 환상하다
생기는 병이란다.
세상에 먹을것이 부족해 죽어가는 세상도 있는데
이 무슨 배부른 투정이다 못해 기가막힌 환장할 노릇이냔 말이다.
큰아이는 오랫동안 혼자 앓고 있었나 보다
유난히 심지가 연약한 아이는 혼자 모든 것을 삼키며
싫다 좋다 내색 을 못하더니
결국 엉뚱하게 병색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큰딸로 태어난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곱디 곱게만 키워 본다고 맘껏 욕심을 부렸던 아이
큰아이 이기에 공부도 젤 잘 해야 하고
대학도 엄마의 자부심을 주는 대학에 들어 가야만 했던 아이
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엄마 아빠의 보람과 자랑스런 훈장이 되어 주어야 만 했던 아이
엄마의 얼마만한 호기가 아이를 짓눌렀는지
큰아이의 관심은 세상에 대한 성공보다는 편안함과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으로서의 삶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쉽게 인정했던 아이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다
하는 행동, 욕심없는 평범함, 너무 순박한 가치관
엄마에게는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아
계속 다구치기만 했다.
개구리처럼 뛰어보라고
넓은 세상 맘껏 헤엄쳐 보라고
좀 더 약게 세상을 배우라고
아이는 세상에 관심이 먹는것에만 모두 집중을 하며 스스로를 포기 하고자 낙담을 한다.
정말 미칠 노릇이다.
왜 이 모습이냐고
아이를 붙잡고 정신을 차리라고 소리도 질러보고
품에 안고 울어도 본다.
누구를 탓하랴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
정말 잘 키우셨어요 !!
엄마의 자존심으로 육아의 정석이라고 스스로 굳게 자부심을 갖고
호기를 부린 엄마의 욕심
큰아이야
이젠 맘을 편히 가지렴
그냥 네 그릇에 맞게
그냥 네 편한대로
그냥 네가 하고싶은 대로
그렇게 너를 엄마가 안아주마
이제야 엄마는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 듯 싶다.
큰아이야
이젠
큰아이의 짐을 모두 다 벗어 버리렴
오랫동안 너 혼자 얼마나 버거 웠는지
싫다고 반항 한번 제대로 내색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엄마 아빠의 욕심을 어깨에 짊어 지기만 했던 아이야
이젠 다 벗어 버리렴
맘껏 주기만 해도 행복이라고 믿었던 엄마의 어리석움에
네가 병들어 가고 있었는지
도무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우매함이
너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제 가슴을 친다 어리석은 엄마가
큰아이야
이젠 됐다
이제는 쌓아둔 짐 다 벗어 버리려 므나
아주 가벼이 홀가분하게 다 벗어 버리려 므나
엄마가 이제야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