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특정 국가와 국민을 모욕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29

저기 저만치서 봄이..


BY 도영 2010-02-20

<경주 무무네>

 

정초 기도 3일째..

난생 처음 해보는 7일 정초기도를 끝내고 절에서 나오는데

밭으로 갈까..집으로 갈까..망설이다 밭으로 핸들을 돌렸다

작년에 비닐하우스 안에 삽목한 울타리용 나무를

오늘은 밭둑에 옮겨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겨울의 끝이라서라서 그런가

스쳐가는 바람속에 웬지 봄향이 살큰 나는것 같기도 한데

차안에서 바라본 먼산에 쌓인 눈들은 아직은 겨울이다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 겨울이 길어서인지

겨울의 시름으로 인해 나의 정신 세계가 삼한 사온이다

어제는 사는거에 집착하다가

오늘은 내 삶이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겨울의 막바지에서 나의 감정 라인이 날카롭게 쌍곡선을 그리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인가

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고 목련이 피는 봄이 와이리 기다려 지는동..

쉰의 나이에 다가오는 봄은 와이리 뎌딘지

아마도..기다림이 크다보니 뎌디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애지중지하는 나의  밭에 도착하여 삽목한 나무를 옮기고자한 생각을 뒤로하고

봄이 어디까지 왔나 온밭을 헤메며 봄을 찾았다

장미 줄기에 꽃눈이 틔고있나 실눈을 뜨고 들여다보고

매실나무 자두나무 온갖 유실수를 구석수석 조사?하기 시작했다

긴 농한기에 지루함속에

봄을 찾아서.. ..

 

황량시련 밭에서 이가지 저가지를 들여다보며 봄을 찾아 다니는데

혹독한 겨울의 추위속에도 살아 남은 잡초들이 봄보다 더먼저 자리를 차지 했지만

푸릇한 잡초를 보니 잡초마져도 사랑스러워 보인다

곧 있으면 저 잡초들이 씨를 퍼트려 잡초밭을 만들지라도.

모진 겨울을 이겨낸 승리자의 예우로 호미를 갔다 대려다 말았다

푸릇한 잡초에서 봄을 발견하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서 삽목한 남천을 한삽한삽 떠서 이끝에서 저끝으로

옮겨심다보니 겨울내 움추렸던 내몸의 세포들이 다시 깨어났다

세포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어제의 시름은 다 사라지고

희열감으로 가득찼다

그때 느낀건데 나는 천상 농부 였다..ㅎㅎ

하고자 하는 일을 마무리하고 잠시 농막에 들어와 전기 매트에 언몸을 눞혔다가

집으로 오기위해 차 시동을 켜니 때마침 노래가 흘러나온다

\"봄.바.람 .불.고 .개나리 활짝 피면 님이 올까요 목련꽃 하얀 마음 가득 담고서

봄날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하늘거리는 아지랑이 따라 저기서 저만큼..봄이 올까요.

봄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이렇게 가슴에 눈물이 흐르는데.. \"

최성수의 소프트하고 애절한 봄 노래가 아지랑이 처럼 중년의 여심을 파고 들어

겨울의 시름속에서 벗어나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봄바람 불고~ 개나리 활짝 피면~~아지랑이 따라 저기 저만치서 ~\"

<예전 글쓰는 열정으로 만난 반가운 님들이 보여서 반갑습니다.참 오랜만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