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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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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명 바보야


BY 엠파이어 2009-11-03

 

어제는 정말 최악이었어요.

빨강반 선생님의 병가로 인해 힘든 요즘

월요일 한 주일을 시작하는 아침

한 선생님이 안보이십니다.

세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세 살 영아반 선생님이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려 아이를 맡길 때가 없어서

일주일을 결근하셔야 한다는....

그렇다면 완벽한 삼 주의 합반이 되는 거죠.

이런 걸 설상가상이라고 하죠.

 

사람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은 퇴근할 때 일어났습니다.

퇴근하는 절 부르시는 원장님 뭔가를 제게 건네줍니다.

‘뭐지? 상품권인가? 혹시 문화공연을 즐기라고 생긴 티켓을 주나?’

그런데 받아보니 5만원- 신사임당의 초상이 나와있는....

그럼 이게 뭐야? 이게 추가수당?

전 너무 당황스러워서 손에 받은 채로 인사도 안하고 집으로 오는 내내

‘이걸 왜 받아왔니? 왜 받아왔니?......’

제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죠.

봉투에도 안 넣고 그냥 지갑에서 쑥 꺼내주다니...


전 집에 와서 흰 봉투에 그 돈을 넣어서 가방 안에 넣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 무렵...

한 아이만 남아있었는데 외출했던 원장님이 돌아오시더군요.

인심 쓰듯  일찍 퇴근 하라고 하십니다.

약 20분쯤 전이죠...퇴근시간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 데요\"

전 아이에게 비디오를 틀어주고 원장실로 갔습니다.

 

\"왜요? 선생님, 무슨 일이신데요?\"

\"먼저, 이것부터 받으세요\"

전 어제의 5만원이 들어있는 하얀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선생님, 왜요?\"

\"일단, 어제 밤 그 돈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네요.

원장님께 제 가치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못난 저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니에요, 선생님 왜 그러세요?\"

 

\"원장님, 여름 기억나시죠? 제가 해외연수 때문에 일주일 빼달라고 할 때

안된다고 하셨다가 대체교사 구해놓고 페이까지 알아서 하면 다녀오라고.

그 때 원장님, 사람도 안구해주셨고, 금전적인 도움도 없었어요. 

그 일 때문에 피해보시거나  손해 보신 거 있으세요? 더 힘드셨던 거 있으세요?\"

\"아니요, 선생님이 알아서 다 해놓고 가시고 해서 힘든 건 없었죠.\"

\"원장님 저 그 때 그 대체교사에게 하루에 5만원씩 25만원 계산해 드렸고

광고 내느라 8만원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옆반 선생님 때문에 일이 두 배,

 어떤 일은 세 배가 늘어나서 일을 하고 있는데 5만원이요?

그 돈 받고 추가수당 받았다는 소리 들으면 제가 너무 창피해서요.

그냥 안 받으려고요.

 

그리고 또 하나요. 전 아이들 학원비와 레슨비를 포함해 누군가에게 돈을 내밀때

손이 부끄러워서 돈을 못 건네요.

전에 직장에서도 그렇게 받아보질 못해서 당황스러워요.

대부분은 같은 생각일거에요. 다음엔 원장님께서 봉투에 담아서 주셨으면 해요.

적은 돈이라도 봉투에  담아 주시면 미리 준비하신 마음까지 감사히 받을 수

있을거에요.

물론 편하게 생각하시고 그러셨을 테지만 받는 사람 생각해서 그리해주심

감사하겠어요.

 

그냥 맘에 담아두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원장님 제가 계속 싫어할테고,

전 그렇게는 못 지내요. 지금 말씀드리는 건 그 미운 감정 털고 가겠다는 의도에요.

기분 나쁘셨겠지만 참고해주세요.

저 내일부터 아니 언제나처럼 아이들 생각해서 열심히 일할 거거든요\"

 

중간 중간 원장님은 미안하다고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다음엔 그러겠노라

대답을 하시더군요.

전 안녕히 계시라고 내일 보자고 인사를 한 뒤

씩씩하게 걸어 나와 귀에 엠피3꽂고 패딩주머니에 손 넣고 귀가했습니다.

마침...Eternity 의 Wonderful  World가 나오네요.

콧노래가 절로 나오네요.

 

근데 저 바보지요?

뭐가 좋은 건데?

나아진거 하나도 없는데...... ㅠㅠ

돈 못 벌어도 좋아, 자존심은 잃지 말자.....

그래, 난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