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최악이었어요.
빨강반 선생님의 병가로 인해 힘든 요즘
월요일 한 주일을 시작하는 아침
한 선생님이 안보이십니다.
세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세 살 영아반 선생님이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려 아이를 맡길 때가 없어서
일주일을 결근하셔야 한다는....
그렇다면 완벽한 삼 주의 합반이 되는 거죠.
이런 걸 설상가상이라고 하죠.
사람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은 퇴근할 때 일어났습니다.
퇴근하는 절 부르시는 원장님 뭔가를 제게 건네줍니다.
‘뭐지? 상품권인가? 혹시 문화공연을 즐기라고 생긴 티켓을 주나?’
그런데 받아보니 5만원- 신사임당의 초상이 나와있는....
그럼 이게 뭐야? 이게 추가수당?
전 너무 당황스러워서 손에 받은 채로 인사도 안하고 집으로 오는 내내
‘이걸 왜 받아왔니? 왜 받아왔니?......’
제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죠.
봉투에도 안 넣고 그냥 지갑에서 쑥 꺼내주다니...
전 집에 와서 흰 봉투에 그 돈을 넣어서 가방 안에 넣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 무렵...
한 아이만 남아있었는데 외출했던 원장님이 돌아오시더군요.
인심 쓰듯 일찍 퇴근 하라고 하십니다.
약 20분쯤 전이죠...퇴근시간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 데요\"
전 아이에게 비디오를 틀어주고 원장실로 갔습니다.
\"왜요? 선생님, 무슨 일이신데요?\"
\"먼저, 이것부터 받으세요\"
전 어제의 5만원이 들어있는 하얀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선생님, 왜요?\"
\"일단, 어제 밤 그 돈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네요.
원장님께 제 가치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못난 저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니에요, 선생님 왜 그러세요?\"
\"원장님, 여름 기억나시죠? 제가 해외연수 때문에 일주일 빼달라고 할 때
안된다고 하셨다가 대체교사 구해놓고 페이까지 알아서 하면 다녀오라고.
그 때 원장님, 사람도 안구해주셨고, 금전적인 도움도 없었어요.
그 일 때문에 피해보시거나 손해 보신 거 있으세요? 더 힘드셨던 거 있으세요?\"
\"아니요, 선생님이 알아서 다 해놓고 가시고 해서 힘든 건 없었죠.\"
\"원장님 저 그 때 그 대체교사에게 하루에 5만원씩 25만원 계산해 드렸고
광고 내느라 8만원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옆반 선생님 때문에 일이 두 배,
어떤 일은 세 배가 늘어나서 일을 하고 있는데 5만원이요?
그 돈 받고 추가수당 받았다는 소리 들으면 제가 너무 창피해서요.
그냥 안 받으려고요.
그리고 또 하나요. 전 아이들 학원비와 레슨비를 포함해 누군가에게 돈을 내밀때
손이 부끄러워서 돈을 못 건네요.
전에 직장에서도 그렇게 받아보질 못해서 당황스러워요.
대부분은 같은 생각일거에요. 다음엔 원장님께서 봉투에 담아서 주셨으면 해요.
적은 돈이라도 봉투에 담아 주시면 미리 준비하신 마음까지 감사히 받을 수
있을거에요.
물론 편하게 생각하시고 그러셨을 테지만 받는 사람 생각해서 그리해주심
감사하겠어요.
그냥 맘에 담아두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원장님 제가 계속 싫어할테고,
전 그렇게는 못 지내요. 지금 말씀드리는 건 그 미운 감정 털고 가겠다는 의도에요.
기분 나쁘셨겠지만 참고해주세요.
저 내일부터 아니 언제나처럼 아이들 생각해서 열심히 일할 거거든요\"
중간 중간 원장님은 미안하다고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다음엔 그러겠노라
대답을 하시더군요.
전 안녕히 계시라고 내일 보자고 인사를 한 뒤
씩씩하게 걸어 나와 귀에 엠피3꽂고 패딩주머니에 손 넣고 귀가했습니다.
마침...Eternity 의 Wonderful World가 나오네요.
콧노래가 절로 나오네요.
근데 저 바보지요?
뭐가 좋은 건데?
나아진거 하나도 없는데...... ㅠㅠ
돈 못 벌어도 좋아, 자존심은 잃지 말자.....
그래, 난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