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주말이 시작되는 시간...딱히 특별한 시간을 보낼 것도 아니지만
마음이 가벼워 발걸음이 톡톡 튀는 날이지요.
“음~♪~♬ 내일은 금요일...저녁에 뭘 할까?”
“엄마... 영화 보려고 그러지?”
“ㅎㅎ 부럽냐? 공부 열심히 하고 나중에 돈 벌어서 너도 영화 실컷 봐라~ 흐흐흐”
“엄마~ 너무해^^”
유치한 이 대화는 울 딸과 목요일 저녁에 나눈 대화지요^^
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어떤 영화를 볼 건지 고르고 시간대를 알아봤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는 ‘마이 시스터즈 키퍼’...
그런데 젤 가까운 영화관에서는 그 영화를 상영을 안 하는 겁니다.
해서 시간도 맞고 애쉬튼 커처도 볼 겸^^ 목요일에 개봉한 영화...S러버 (Spread)를 보기로
마음을 정한 뒤
“당신 내일 저녁 일찍 귀가하시나용?”
“내일 약속이 있는데...좀 늦을 것 같은데....왜?”
ㅎㅎ 물론, 남편은 영화 보고 온다고 해도 같이 가자는 것도 아니고
(우린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만 같이 봄^^) 다녀오라고 할 사람이지만
집에 일찍 들어온다는 남편 두고 혼자 시간 갖는 건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물어봤는데
아무도 아무것도 제동을 걸지 않으니 전 어제 퇴근 후
영화관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GS스퀘어 백화점 앞에 내려 넉넉한 시간 덕에
얼마 전부터 필요로 하던 엠피쓰리에 꽂을 목걸이형 이어폰을 먼저 구입해서 목에 걸어
음악을 들으며 티켓팅을 해도 40분이 남아있어서
아래층에 있는 던킨에 가서 카푸치노 한 잔 사 들고 기다리는 동안 가져간 책을 읽다가
영화를 봤지요.
아~ 주말의 여유로움이란...^^
뭐~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애쉬튼 커처의 섹쉬한 몸에 빙긋이 웃으며 그의 눈웃음에 나도 같이 웃어주고
단지, 데미무어가 마구마구 부럽고^^,
몇 년 전 트로이를 보며 브래드 피트의 아름다운 뒤태를 보며 감탄을 한 아줌마가
애쉬튼의 치골을 보면서 입꼬리를 올리지 못하라는 법이 있을까?^^
’그래...너 정말 잘 빠졌다.... ‘
영화를 보는 내내 훌륭한 몸 감상은 잘 했는데
참 인생을 그렇게도 사는 부류들이 있기에 씁쓸한 마음이....
타고난 얼굴과 몸만 믿고 까불던 니키가 사랑에 눈뜨고 인생에 깨닮음이 생겨
마지막엔 일을 하게 된다는 그래도 작은 희망이 꿈틀거리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처음부터 뭐 애쉬튼 보러 온 건데 뭐...애쉬튼이 데미무어의 허락을 받고
찍었대나 어쨌대나... 그랬으니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발동해서 볼 수도 있지...
그래 엉덩이도 참 이쁘더라...‘
혼잣말을 중얼중얼 거리며 다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집에 오셨어요? 아직 학원인데 오늘 힘들어요. 빨리 끝내고 갈게요’
울 딸의 문자가 옵니다. 맘이 짠하네요. 얼른 가서 맛난 간식이라도 챙겨줘야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로 이어주는 한강 다리 옆을 지나며
다리에서 비추는 빛에 일렁이는 강물이 제게 한 마디 던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뭐하고 있냐고....?
빅뱅의 G- dragon과 김건모가 멋진 목소리로 내 귓속에 대고 노래를 하고 있는데
여름 내내 빅뱅 콘서트에 혹시라도 갈 수 있을까 열심히 마시던 카페라떼 생각을 하며
저마다의 인생을 모두 살아가고 있는데 오늘은 잠시 일탈을 꿈꾸며
나 아닌 다른 이의 삶을 기웃거리며 구경 나왔다고 답을 해봅니다.
남들이 영화를 왜 보는지는 모르지만 오늘 전 살고 싶은 삶이 많고,
남의 삶의 모양이 궁금해서 훔쳐보고픈 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전 그 시간 주인공이 됩니다.
물론 그들의 매력적인 모습에 한동안 넋이 나가 그들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잠시...하지만 상상만으로 충분합니다.
제겐 제가 살아야 할 삶의 또 다른 모양이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