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가지 반찬을 매일 먹는다.
우리 집은 집근처 텃밭에서 갖은 채소를 재배하는데
올해는 가지가 풍년이 되어서
매일 가지 볶음과 꽈리 고추 찜을 어머니가
반찬으로 해주신다.
난 성남에서 혼자 직장 생활하다가 결혼하기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7월에 울산 엄마집에 오게 되었다.결혼식은 9월말 ..
2달 동안 엄마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매일 먹어보니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지볶음이 올라오는거다.
외지 생활을 오래한 탓에 몇년만에 먹는 엄마가 해주시는 밥이라 맛있게 먹었지만.
그래도 꼬박 2달정도 가지 볶음을 먹으니깐 질릴데로 질려갔다.
다른거 먹을것 찾으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면 식재료 칸에 수북히 싸여있는 가지들.
김치 냉장고에서 여기 저기 까맣고 하얀 봉지에 꽁꽁 쌓여있는 가지들.
무서웠다. 엄청난 양이 저장되어있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비밀은
엄마는 항상 퇴근길에 텃밭에 들러 항상 가지를 꺽어오시는것이다.
맛있게 물론 가지 볶음을 해주시지만..가지로 다른것을 할 줄 모른신다는
오로 가지볶음...
어느날 한계를 느낀 나는
대학 다니는 남동생한데 가지 너무 지겹다, 그만 좀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투정을했죠
그러니 동생이 하는말..
누나.. 아빠는 진짜 불쌍하다
아빤 너 울산 오기 전부터 먹고있었다.
ㅋㅋ
아빤 매일 가지반찬을
적어도 5개월이상 먹고 있었다는 이야기 ...
아빤 가끔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면서
밥을 안먹고 기다리신다.
물론 맛있는 밥을 기대하며.
근데 엄마 매몰차게
말한다
냉장고에 반찬이 천지 인데 그걸 못찾아먹냐..
가지반찬도 있고...먹을게 천지인데ㅋ
그래도 아빤 가지반찬을 불평없이 묵묵히먹는다.
정말 좋아서 먹는걸까?
가끔 궁금하다.
나 지금은 결혼을 해서 따로 산다.
가끔씩 식탁에 밥을 차릴때 마다
냉장고 안에 가득 채워져 있을 가지들이 생각나며
오늘 아빠의 식탁에 어김없이 가지가 올라와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