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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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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BY 통통돼지 2008-11-06

핸드폰 TV  광고에 이런게 있었다.

아침 식탁에 마주앉은 부자.  아버지는 신문만 보고 아들은 말없이 밥만 먹다가

\'머리 모양 하고는..\'

툭 밷은 아버지 한 마디에 더욱 싸늘해진 식탁..

출근하다가 놓고 나간 아버지 핸드폰을 찿느라 아들이 전화를 걸었는데

아버지 핸드폰에 아들 번호와 함께 뜬 이름..      \'나의 희망\'

 

 

예전에 나의 폰에 저장된 아들의 애칭은 없었다.

그냥 이름이었다.

나도 그 광고를 보고  그래 니가 내 희망이다  하고는 폰에 저장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핸드폰을 보고는 피식~~ 한다.

기분 좋은 웃음이 아니라 기가 막히다는 웃음이다.

   \"이거 부모님들이 역이용 하는 거죠?

 이거 보구 자식들이 감동먹으라고 일부러 하는 거잖아요.

 안그래도 부담 많은데 더 부담스럽거든요~

 TV 광고가 여럿 피곤하게 한다니까...\"

어머나!!

세상에서 제일 순진한줄 알았던 내 아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아\'라고 말하는걸 \'어\'라고 받아들이네..

얘야. 사람들의 말을 피상적인 해석만 하지 않고 의역하는 것까진 좋은데

근데.. 이건 너무 꼬는거 아니니?

   \"엄만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넌 그렇게 받아들였어?

  엄마 희망이 막 무너지는 느낌이다.

  엄만 너한테서 힘을 얻으니까 그런건데 니가 부담스럽다니 굳이 쓸 생각은 없다.\"

하고는 바로 지웠다.

 

 

 

어릴때 내가 부르던 아이 별명은 \'방구\'였다.

아이들 입장에서 좋아라할 별명은 아닌데도

웬일인지 친구들 앞에서까지  \'정 방구!!\' 하고 불러제껴도 싫어하지 않았다.

친정엄마 말씀이 애들은 자기를 좋아해서 하는 말인지

싫어해서 하는 말인지 귀신같이 안다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허투루 하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저를 이뻐서 부르는 말인걸 정말 알아서 그랬는지 거리낌이 없었었다.

사춘기라고 저러나?

약간 조심스러우면서도 옛날 생각하며 서운했다.

커간다는게 그런 거겠거니 자조 섞인 혼자말을 하면서..

 

 

며칠전 장염으로 약간, 정말로 약~~간 헤슥해진 얼굴을 어루만지며

  \"아이구 설사 몇번에 살이 쪽~ 빠졌네!!

  며칠 더해라. 다이어트가 따로 없겠다. 보기 딱 좋~~네.\"

했더니  입을 삐죽거린다.

  \"엄마!! 언제는 통통돼지라며?

  설사 몇번에 살 빠지는 통통돼지 보셨어요?

  안그래도 힘없어 죽겠구만..\"  한다.

그래. 바로 그거야.  통통돼지.

즉시 폰에 아이 이름으로 저장을 했다.

 

 

근데..

이번엔 자기 살빼라는 무언의 압력 아니냐고  별걸로 다 스트레스 준다고 할거 같다.

네 몸매가 어디서 나왔겠냐?  이 원인 제공자가 다이어트 할테니까 너도 같이 할래?

아들 눈치보며 사는 내가 진~~짜   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