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비 온다. 사무실 마당에 오모나 이상타. 소인국 사람들이 비오는 날 하얀 우산을 쓰고 단체로 소풍을 나왔나.. 하얀 요정들이 우리 마당에 몽땅 내려 앉았나
동그란 물방울이 수없이 만들어져 빗물위로 동동동 줄맞춰 간다. 속에 작은 요정이 금방 물방울 들을 톡 터트리며 뾰로롱 하고 튀어 나올것 같아 졸졸졸 흐르는 물길을 하염없이 따라간다. 예쁘다 빗물위에 작은 동그라미.
혹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요정이 튀어나와 도망칠까 눈도 깜빡이지 않고 쳐다보니 눈이 시리다. 연등을 수없이 물위에 띄운 모습보다 더 맑고 예쁘다. 아하! 빗물에 젖은 날개를 요정이 턴다면 ......
비가 오니 현장에 근무하는 기사님들이 속속 철수다. 사무실에 들어와 커피를 빼서 밖 평상위로 하나 둘 간다 그 중 한분이 커피를 양손에 들고 나가다
철창사이로 나를 유심히 보고 또 땅을 보고 나를 본다. \"왜요? 뭔일 있어요?\" 그러고 나가보니 내 신발을 보고 날 보는 중이다. \"ㅎㅎㅎㅎㅎ 왜요 그거 15년 신은 건데요 안즉 쓸만혀요.\"
조심스레 커피를 내려 놓으며 \"저 실은 제 지갑에 이만원 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이만원짜리 신 사 신으시면 안 되겠어요?\" \"ㅎㅎㅎㅎ 개가 좀 물어뜯고 가죽 껍질이 좀 벗겨져 그렇지 괜찮아요\"
\"딱 이만원 있는데...\" \"그래도 사장님 체면이 있지 오만원짜리는 사야 안되겠습니까 ㅎㅎ\" \"제가요 삼만원 더 채워지면 꼭 신발 사드릴게요.\" 호호 신발이 뭔 대숩니까. \"기사님 ,제가 안돼 보입니까 그러면 잠시 시간내어 절 좀 따라 오시지요\"
몽실이와 거니는 산책길로 간다 개망초 꽃을 닮았지만 개망초는 아니다. 잔잔하고 작은 꽃이 수없이 다닥거리며 흐드러진 모습 난 그 꽃 이름이 궁금해 꼭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를 사서 보았는데도 없다. \"기사님 제가 안돼 보이걸랑 신발말고 저 꽃이름을 알아다 주세요.\" 제가 답답한건 그거 거든요. 신발이야 내가 살때가 되얐고나 싶을 때 제가 사 신지요. 비 오고난 세상 어항속 풍경처럼 세상이 맑다. 제발 쑥부쟁이와 개미취를 구별하게 해 주시고 과꽃을 국화라 박박우겨 날 외롭게 하지 않는 행복한 날 되게하소서.() 오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