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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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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BY 오월 2008-09-25

모처럼 비 온다.

사무실 마당에 오모나 이상타.

소인국 사람들이 비오는 날 하얀 우산을 쓰고

단체로 소풍을 나왔나..

하얀 요정들이 우리 마당에 몽땅 내려 앉았나

 

 동그란 물방울이 수없이 만들어져 빗물위로

동동동 줄맞춰 간다.

속에 작은 요정이 금방 물방울 들을 톡 터트리며

뾰로롱 하고

튀어 나올것 같아 졸졸졸 흐르는 물길을 하염없이

따라간다. 예쁘다 빗물위에 작은 동그라미.

 

혹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요정이 튀어나와 도망칠까

눈도 깜빡이지 않고 쳐다보니 눈이 시리다.

연등을 수없이 물위에 띄운 모습보다 더 맑고 예쁘다.

아하! 빗물에 젖은 날개를 요정이 턴다면 ......

 

비가 오니 현장에 근무하는 기사님들이 속속 철수다.

사무실에 들어와 커피를 빼서 밖 평상위로 하나 둘

간다  그 중 한분이 커피를 양손에 들고 나가다

 

철창사이로 나를 유심히 보고 또 땅을 보고 나를 본다.

\"왜요? 뭔일 있어요?\"

그러고 나가보니 내 신발을 보고 날 보는 중이다.

 \"ㅎㅎㅎㅎㅎ

왜요 그거 15년 신은 건데요

안즉 쓸만혀요.\"

 

조심스레 커피를 내려 놓으며 \"저 실은 제 지갑에 이만원

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이만원짜리 신 사 신으시면 안 되겠어요?\"

\"ㅎㅎㅎㅎ 개가 좀 물어뜯고 가죽 껍질이 좀 벗겨져 그렇지

괜찮아요\"

 

\"딱 이만원 있는데...\"

\"그래도 사장님 체면이 있지 오만원짜리는 사야 안되겠습니까 ㅎㅎ\"

\"제가요 삼만원 더 채워지면 꼭 신발 사드릴게요.\"

호호 신발이 뭔 대숩니까.

\"기사님 ,제가 안돼 보입니까 그러면 잠시 시간내어 절 좀 따라 오시지요\"

 

몽실이와 거니는 산책길로 간다

개망초 꽃을 닮았지만 개망초는 아니다.

잔잔하고 작은 꽃이 수없이 다닥거리며 흐드러진 모습 난 그 꽃 이름이

궁금해 꼭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를 사서 보았는데도 없다.

\"기사님 제가 안돼 보이걸랑 신발말고 저 꽃이름을 알아다 주세요.\"

제가 답답한건 그거 거든요.

신발이야 내가 살때가 되얐고나 싶을 때 제가 사 신지요.

비 오고난 세상 어항속 풍경처럼 세상이 맑다.

제발 쑥부쟁이와 개미취를 구별하게 해 주시고 과꽃을 국화라

박박우겨 날 외롭게 하지 않는 행복한 날 되게하소서.()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