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딸은 역시 중년의 축복이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이 기르는 일이 많이 힘들고
나 같은 경우 큰딸 아이는 드라마를 버금케하는 그래서 내 인생을 멍울지게도 하지만
어느 한편에서 보면 내 인생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애가 들려주는 작은 언어들 때문에 살 맛 난다.
딸이 중년의 축복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전 아이 시험 기간이 닥처옴에
\"엄마, 시간이 부족해, 점심좀 싸다주면 안돼.\"
안돼긴 되구말구.
그날부터 가끔씩 아이 점심을 싸주기도하고 저녁을 해서 갖다 주기도 한다.
다리를 절룩이며 계단을 내려와서 도시락을 받아 들고 화안한 웃음을 보인다.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없는 연민을 느끼면서
자기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는 내딸이 너무 고마웠다.
아니,어쩌면 이 아이는 불편한 다리를 잘 이용하기도 한다.
체육시간을 빼서 잠시 낮잠을 즐기여 체력을 축적 하기도하고
시힘 기간엔 시험 공부로 충당하기도한다.
그리고 가끔씩 거짓말을 시켜서 선생님께 물리치료를 하겠다는 핑개를 대로고
집으로 돌아와 부족한 부분에 과외도 받는다.
조금만 참아라.
올해만 지나면 그렇게 다리에 통증이 오는 일은 없을거야.
하는수없이 보조기를 주문했다.
멀쩡한 아이들도 근육통이 생겨 병원엘 다니는데
불편한 다리로 편할리가 없지.
더구나 대개의 학교들이 산밑에 위치한 탓에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려야 학교 생활이
가능한 터인지라 우리 딸한테는 엄청난 무리가 아닐수 없다.
그래도 잘 견디는 아이가 너무 너무 이쁘다.
고 3 이라는 이름 정말 괘씸한 놈이다.
사실 아이가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급식실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계단 때문에
다리가 아프다고하면 가끔씩 도시락을 싸다주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한마디 불평이 없이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가 너무 안쓰럽다.
더구나 여자 애들이 고 3 들이 좀 예민한가.
교실에서 김치냄새 풍긴다고 눈살을 찌푸리는 탓에 김치없는 밥을 먹는다.
김치없이 먹는 밥이 오죽하랴.
안쓰러워하면 아이가 하는말
\"엄마 최소한의 연명이야 그냥 한끼 때우면 되지 뭘.\"
눈물이 난다.
그러나 이렇게 작은 언어들이 나를 살 맛나게 한다.
그리고 학교에 갈때 엄마 얼굴을 보면서 하는말
\"엄마,왜 이렇게 이뻐.이히 구두도 신고...\"
어느때는 시간이 없어 화장도 못하고 자전거를 비벼타고 도시락을 들고 갈 때가 있다.
그러면 또 하는말
\"와! 엄마 멋지다. 확실히 엄마는 멋진데가 있어.\"
\"그래 살맛 나는구나.\"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전날 제사를 지냈는데 또 점심을 갖다 달라 하였다.
대충 살림 정리하고 그날도 시간이 없어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가서
운동장가에 돚 자리를 펼쳤다.
\"너나 나나 소풍 한 번 못 가고 오늘은 소풍을 즐기자꾸나.\"
어젯밤 제사 관계로 성찬이었다.
그리고 많은 얘기를 했다.
대화중에 우리 딸 아이가 하는말
\"엄마는 부처님 법을 정말 잘 활용해서 사는것 같아.쉽지 않을텐데 정말 멋져.\"
\"오우~땡큐.그리 생각해주니 고맙구나.
오늘은 더 살 맛 나는 구나.
딸이 중년에 축복이라더니 그 말이 왜 생겼는지 알 만 하구나.
사실 제사를 지내면서 다소의 애로가 있었다.
시어머니는 딸네집에가서 당신의 볼일이 많으셨나 보다.
저녁늦게 당도하셨다.
하나 밖에 없는 동서는 사정이 있어 못오고
기타 등등 사정을 살펴보니 \"외로울 고\"가 나를 찾아온 듯 했다.
그래서 나를 위로했다.
평소에 봐두던 상점으로 들어가 핸드백을 사서 내 자신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들어오시는 시어머니를 반가이 맞아 드렸다.
혼자 부억에서 제사 준비를하는 며느리에게 미안한 듯
그러나 어찌 생각하면 몸성히 와 주신것 만해도 너무가 기뻤다.
\"아이구 이뻐 이렇게 오신 것 만으로도 너무 이뻐 최고 이뻐.\"하고 말했다.
이어서 시아버지가 들어 오시더니 씽크대에서 세수를 하셨다.
\"아웅~
그러나 씽크대에서 세수 한 번 했다고 큰일안나.
수건을 갖다 물기를 닦아드리며
\"아버지 한잔 할까.\"
오래 숨겨놓았던 백일주를 꺼내 한잔 따라 드렸다.
그리 사는거지
그런 이야기를 큰딸한테 들려 주었더니 웃어 죽겠단다.
\"얘야 상구보리 하와중생이란다.
위로 이롭고 아래로 이롭고 쉬운말로 너도좋고 나도 좋으면 되는거야.\"
노인들 행복해하는 모습보면서 나도 즐겁고
그런 환경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니 니들도 좋고
이만하면 땡큐야~
원망스러운 마음으로 노인들을 대하면 원망스러운 것 투성이란다.
그러나 감사한 마음으로 노인들을 보면 감사 아닌게 하나도 없다.
내가 너희들 공부를 시키는것 같지.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봐라.
니들 기르는데 이렇게 복잡한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꾸 편찮으셔서 밤낮으로 돌봐와 된다고
생각해봐라.\"
딸 아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또 엄마가 최고 멋지다 했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내가 멋지구나.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빨리 대학에가서 엄마하고 싫컨 놀아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돈을 벌어 엄마를 많이 준다 했다.
정말일까 믿을까 말까 생긱중이다.
그러나 그런 작은 언어들이 나를 살맛나게 한다.
오래 살아야지.
우리 세딸 모두 대한민국의 씩씩한 아줌마 될때까지 살아야지.
최소한에 우리 딸들 막둥이 낳는거 까지는 보고 죽어야 되는데.
아웅~ 아웅~
어찌해야 오래 사나.
암튼 내 딸들로 인하여 내 중년이 정말로 살맛난다.
내 중년의 축복들아 반듯하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