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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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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길들이기


BY 달맞이 2007-10-03

올해로 결혼 21주년이 지났다.

 몇년 전 부터 나는 남편에게 공갈과 협박을 서슴치 않는다.

 

\' 당신, 자꾸 나한테 그러면 늙어서 찬밥도 못 얻어 먹을줄 알어.\"

\" 까짓거 이나이에 내가 무서운게 어딧어?\"

\" 맘대로 해봐. 나는 못할줄 알어? 당신 하는 그대로 해줄거야\"

 

이렇게 대들면 남편은

\" 이게.... 간이 배 밖에 나왔네. 겁도 없이...\"

하면서도 꼬리를 내린다.

 

\" 그래. 까짓거 나 버릴래면 버려라. 나 없으면 당신만 불쌍해져.\"

이렇게 오히려 큰소리 쳐 버린다.

 

남들이 꿈 같다는 신혼에,

달콤 하다는 신혼에

도대체 그게 어떤건지 모르고 지나갔다.

그저 남편에게 적응하기 위해 암말않고 묵묵히 살었다.

 

신혼초에서 기선 제압을 위해 많이도 싸운다고 하지만 그런게 없었다.

신호등 늦게 건넜다고 일박이일 눈도 안마주치고 말도 안하는 남편에게도

그저 암말 않고 화만 풀리기 기다렷다.

 

서로 식성을 모르던 시절에 ( 친정은 유달리 짜게 먹었다)

반찬이 짜다고 하길래

\" 짜면 조금씩 먹으면 되자나 \"

 햇더니

\" 니 혼자 다 먹어라\"

하면서 숟가락 집어던지고 출근 하는 사람이었다.

배가 고파 퇴근하는날 남편이 밥을 다 먹어 버리면

숟가락 만 입에 물고 쳐다 보고 앉아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면

\" 밥 없으면 옆집에 가서 좀 빌려 오면 되자나\"

하던 남편

차라리 굶으면 긂엇지 그건 못하겠다 하면

그걸 문제 삼아 나한테 그걸 왜 못하냐고 시비 걸었었다.

 

아이가 세살되던해 둘째를 가졌다.

난 딱 셋만 낳아 키우고 싶었다.

그런데 임신한거 같다는 내 말에 남편은  낳지 말라며 그렇게 못하겟다는 나를

상대로 침묵과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세상에....

남의아이를 가진 것도 아니고...

결국 일주일 만에 나는 항복 하고 말았다.

병원 수술대에 누워

\' 그래. 이건 살인이다 내 새끼 내손으로 죽이는거.. 그벌 죽을때 까지 다 받을께\'

이렇게 나 자신에게 아이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수술대 위에 누워 있으면서 아기가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걸 느낄수 있었다.

 

나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얼마지나지 않아 후회 했다.

\' 그래 다음엔 죽을 각오로 낳을거야\'

맹세를 했다.

이년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 산부인과 치료를 받았다.

호르몬제 6개월 복용에 온갖 수치스런 검사를 받아가며 남편 몰래 했었다.

그뒤 어렵게 임신했으나 바로 유산 되어 버렸다.

 결국 다시 아이를 갖는건 포기 해야 했다.

 

이런 작은 사건들은 결혼 10년 동안 일어난 일들이다.

다른 많은 일들도 있지만 내가 가장 가슴아파하고

지금의 남편에게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원하는대고 했다고 큰소리 치고 있는 부분들이다.

 

그런데 그런 작은 사건들이 나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화풀이 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신혼때 하지 않던 달콤한 표현들도 자주 해주고

되도록 나를 배려 해주는 남편을 보면서..

지금 뒤늦게 길들여 지는 남편을 보면서

\' 진작에 잘하지.\'  한다

\' 지금도 안 늦었지?   그땐 내가 왜 그랬지?\'

하면서 웃으면 받아 넘기다.

 

나이 먹는다는게

같이 늙어 간다는게

여자 에게는 일종의 무기 같은건가 보다.

나는 신혼때의 생활 보다

지금이 더 좋다.

 

지금부터 라도 나를 배려 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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