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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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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혼


BY 그대향기 2007-10-03

                            어떤 이혼

 

지금도 내 딸의 친구인 그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키도 늘씬하게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소위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들 처럼

쭉쭉빵빵한 몸매가 중학교 때 부터 표현되던 미인형의 아이였다.

엄마와 아빠가 나이가 젊어서 좋아 보이던 부식가게를 하던 그런데로

살림살이가 넉넉해 뵈던 그 부부는 외동딸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

열혈 부부였다.

시골의 학교였지만 육성회장이다 어머니회 회장이다 감투를 써 가며 아이와

관련된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극성을 보이기 까지 하며

잘 나가는 부부 임을 과시라도 하려는 듯 치맛바람을 펄럭이며 다녔다.

반면에 나는 늘 바쁘고 할머니들이 10명이나 되는 대가족의 식사와 1000여명의 수련회로 동동 거리다보니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도 담임선생님 얼굴도 모른체 지나기 일쑤였다.

어쩌다 학교에 행사가 있어 가더라도 그 날 아이에게 반을 물어 갈 정도 였으니 참

무심한 엄마였다.

그래도 아이들이 참하게도 전교 어린이 회장들을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두루두루

다 석권하는 기특함을 보여 줘서 엄마를 기쁘게 해 주었었다.

하루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 온 큰 딸이(중2때) 그 친구네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면서 친구가 많이 슬퍼 보인다고 하는게 아닌가?

\"젊고 잘 생긴 아빠와 예쁜 엄마가 있는데 왜 슬플까?\" 했더니 엄마와 아빠가

부부싸움 끝에 아빠가 엄마를 때려서 고막이 파열되고 입술리 찢어져서 여러바늘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활발하게 옷도 세련되게 입고 다정하게 자주 어디어디 여행도 잘 다니며 부부애를

과시하던 부부라 나는 많이 놀랐다.

그리고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우리 딸이 또 그아이네 엄마아빠가 부부싸움을 했는데 이 번에는 경찰이 동원되는

대형사고라 했다.

엄마아빠의  부부싸움을 딸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 될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대형사골까?

우리 아이의 말은 그 날 엄마아빠가 싸우다가 엄마가 아빠의 말에 순종을 안 한다는

이유로 한 밤중에 차에 엄마를 태우고 산에 가서 삽으로 굴을 파고 엄마를 파  묻는

시늉을 했더란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에 삽으로 사람을 위협하며 생매장하려는 남편의     살기에

그 엄마는 사색이 되어 일단은 살고 봐야 하겠기에 손이 발이 되도록이 아니고

제발 목숨만 살려 달라고, 살려만 주면 뭐든 시키는 데로 다 하겠다며 애걸복걸

매달리며 겨우겨우 산에서 내려 왔다고 했다.

그 뒤로 부식가게 문이 자주 닫히는 날이 계속 되더니 어느 날 그 아이가 대구로

전학을 갔다고 우리 딸이 섭섭해 했다.

도저히 사람이 무서워서 못 살겠더란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지고 언제 어떻게 자기를 해 할까 두려워서 이혼을 했다고.

친정식구들이 있는 대구로 이사를 가고 아이도 전학을 해 버린뒤 간혹 외할머니

되시는 분은 전에도 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장날마다 하셔서 안면은 있고해서

그 엄마와 아이의 안부를 물으면 엄마는 직장에 다니고 아이는 전문대를 다닌다고

외손녀의 친구 엄마인 내게 친절히 대답해 주신다.

부부로 살면서 싸울 일도 있고 마음에 상처 줄 말도 화가 나면 꽂을 수 있지만

생매장을 하겠다며 위협을 하는 것은 너무 끔찍하다.

부부만의 문제를 넘어서 딸이 있는데 어찌 부모가 딸의 장래를 생각하더라도

그렇게 까지 극으로 치 달을 수가 있었을까?

자라오면서 어떤 환경적인 배경에 장애를 줄 만큼의 충격적인 일이 있었을까?

그 부부의 이혼을 지켜 보면서 부부로 살면서 서로의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아이들의장래까지 책임져야 하는 부모의 도리는 어렵고도

인내의 세월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성격적인 결함 내지는 도저히 가정과 아이양육의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안일한

엄마나 아빠를 제외 한다면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재 탄생 시키는 일이므로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 서로 충분한 대화와 아픔을 얘기하며

가정에서는 근절되어야 할건데도 꽤 많은 가정이 폭력에 노출 되어 있다고 들었다

때릴 때와 멀쩡 할 때가 너무 달라서 속고 산다는 사람

매 맞는것이 무섭고 두렵지만 혼자서는 아이들과 자신이 없어서 산다는 사람

구타가 예삿일 처럼 자행되던 어린시절을 경험하다보니 무감각해 진 사람

이 모두가 불행한 일이다.

구타는 몸에 상처, 마음에 상처로 끝나는게 아니고 그 사람의 영혼까지도

파괴시키는 위력을 발휘한다.

맞지않고 패지 않고는 부부싸움이 끝이 나지 않을까?

 우리 부부는 23년차 결혼생활에 구타사건은 없었는데 남의일이지만 그 아이를 생각하고

그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컴의 아줌마 여러분!

맞지 말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예쁘게 살아 보자구요.

모르는 소리 말라구요.

정말 모르겠어요.

부부의 일은 부부만 안다고 어떤 사람은 맞을 짓을 하니까 때린대고 하고, 맞는 사람은

이유없이 기분 따라 사람은

 두들긴다고 하니 비밀한 일은 모르겠어요.

그래도 맞지 말고 사는 방법을 터득하시어 멋지게 사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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