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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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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우리를 품는이유


BY 필부 2007-06-22

 

仁者樂山이요 知者樂水’ 라고 합니다.

다 아는 말이지만 다시 한번 풀이하자면

어진사람은  의리에 만족하여 몸가짐이 무겁고, 덕이 두터워 그 마음이 산과 비슷하므로 자연히 산을 좋아하게 되며,

슬기로운 사람은 사리에 밝아 막힘이 없는 것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물과 친하여 물을 즐김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바다 보다는,  어질지는 못해도 산을 좋아합니다.

10년 전 동광산악회에 가입하여 본격적으로 규칙적인 산행을

 즐기면서부터 매월 둘째일요일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매년 1월 시산제를 시작으로 해서 달마다 명산 순례로 12산을 오르다

보니 경남 일대와, 경북, 강원도, 전라남북도 까지 가보지 않은 산이 별로 없습니다.

작년에는 내장사 앞마당 설원에서 회원 모두가 시작도 끝도 없는 둥근 원을 만들어 서로의 안녕과 건승을 빌며 진심을 담아 세배하는 차례를 진행해 기억에 남기도 했답니다.

산마다 이름만 대면 그 산행 때의 힘들었던 이야기와 산행 후의 달콤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한편의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그래서  버스 안은 늘, 산행으로 인한 회원들의 질 높은 삶과 산행의 묘미를 높이는 희 노 애 락의 이야기 한마당이 됩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야 어떻게 매월 회비에 해당되는 소액으로 원거리 산행을 하며 날자 맞춰 규칙적으로 산을 오를 수 있겠습니까?

단체로 하는 일이라 둘째일요일만 되면 모든 스케줄을 무시하고 산을 타다 보니 우리 생체리듬도 이 날 만은 산을 즐기느라 아프지도 않는답니다.

매월 중부 경찰서 앞에서 출발하는데 시내를 벗어나면, 간단한 월례회와

함께 산행할 산의 형태, 등산로, 유래, 인근 유적지등을 등반대장으로부터 안내받습니다.

전문산악인이 아닌 동네산악회다 보니 연령층은 대략 30대에서 50대라고 우기는 70대 까지 입니다.

그래서 팀을 A ,B조로 나누어 산행하고 만약 그날 몸이 불편하여

B조에도 동참 할 수 없는 회원은 인근 유적지를 탐방하여 평소 가보지 못 했던 곳의 문화를 체험하게 합니다.

 

산은 우리가 늘 푸름에 싫증 낼까봐 온갖 이벤트를 다 펼치는 요술쟁이 이기도 합니다.

봄이면 수천가지도 넘는 꽂을 피워 우리를 반겨 주고 가끔씩 산나물까지 길섶에 돋게하여 우리를 기쁘게 해 줍니다.

꽃이 지고 나면 또 다시 거센 기세로 가지를 키우고 잎을 무성케 하여

산을 찾는이들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 줍니다.

초록이 지겨울 때 쯤, 산은 온갖 형형색색의 고운 빛으로 물 들여져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그치지 않게도 하지요.

그리곤, 낙엽들이 지고 가지들이 벌거벗게 되면 또, 우리가 볼쎄라

하얀 눈으로 덮고 가리워 우리에게 더 이상 추한 것은 보여 주지 않으려 합니다.

등성이의 모습과 골짜기의 모습이 전혀 다른데도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근엄함과 겸손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산은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 주는 가르침과 무언가를 보여 주지 않으면서도 많은 교훈을 줍니다.

예약 하지 않고 들이닥쳐도 내쫓는 법이 없고, 푸근하고 안락한 어머니의 품처럼

늘, 감싸 안아 주고 받아주는 이유는 우리도 산의 마음을 배워

겸허와 양보의 미덕과,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세상을

살아가라는 뜻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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