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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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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남자, 남의 여자


BY 강나루 2007-06-22

내 손의 쌀떡보다 남의 손에 개떡이 더 맛나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근거리에서 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대상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진흙속의 진주보다는 아름답게 장식된 보석 케이스 속에 들어 있는 진주가
더 값어치 있고 귀해 보이는 법이다.
진흙속의 진주가  보석 케이스 속의 진주보다  양질의 진주일지라도 말이다.
몇년을 입은 옷 보다는 새옷이 더 이쁘고 마음에 들며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행에 따른 새옷 입기를 원하지 않는가?
 
* 결혼해 자녀 낳고 오랜 세월 살아온 아내의 대다수는 
 남편을 위해 시간들여 정성스레 화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여 혼성 모임이나 개인적 일로 다른 남자를 만나러갈적엔
여느 때보다 정성들여 화장을 하고 옷 차림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아내는 남편을 옆에 두고 티비 연속극을 보거나
남편에게 가정경제 문제나 자녀들 교육 문제, 가족과 이웃, 친구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다른 남자에겐 계절을, 꽃과 음악과 문학,영화, 추억과 꿈을 이야기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막 잠자리에서 일어난 부시시한 머리와 맨 얼굴을 보이고
남편 앞에서 방귀를 끼거나 입을 있는대로 벌리고 하품을 하거나
양푼에 밥을 비벼 손으로 김치를 찢어가며 와구와구 먹기도하고
남편이나 자녀들이 먹다 남긴 음식 버리기 아깝다고 꾸역구역 먹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남자에겐 언제나 화사하게 화장한 얼굴과 잘 손질된 머리모양을 보인다.
방귀가 나오려하면 억지로 참거나 남자 모르게 사알짝 뀌고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지도 않고 음식은 소리 내지 않고 조금만 먹는다.
 
아내는 남편 앞에선  김치 냄새와 멸치 볶음 냄새를 풍기지만
다른 남자 앞에선 향긋한 향수 냄새를 풍긴다.
 
* 남편은 아내가 티비 연속극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면
여편네가 주책이라며 면박을 주지만 다른 여자가 영화 보다 눈물 흘리면
휴지나 손수건을 가만히 건네주며 참으로 셈세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지녔다 생각 한다.
 
남편은 아내가 맛나게 먹는걸 보면 많이도 먹는다
저리 먹어대니 군살이 디룩디룩 붙는다며 작작 먹을 것이지..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여자가 많이 먹는 것은 복스럽게 잘 먹는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아내와 외출시 아내가 커피 한 잔..하면 자판기 커피 뽑아주지만
다른 여자가 커피 한 잔..하면 근사한 커피 숍이나 레스토랑에 간다.
 
남편은 아내의 화장은 분장이라 생각하고 다른 여자의 화장은 꽃단장이라 생각하며
아내의 방귀 소리엔 주책이라 질책하면서 다른 여자가 혹여 실수로 방귀 소릴 내면
여자가 무안해 할까봐 못 들은척 해준다.
 
남편은 아내가  무슨 이야길 하면 귀찮아하며 끝까지 들으려하지 않지만
다른 여자가 아무리 쓰잘데기없는 이야길해도 아주 흥미 있다는듯
관심 가지고 들어준다.
 
남편은 아내를 안방에 놓여 있는 장농 정도로 생각하지만
다른 여자는 한송이 꽃으로 생각 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피곤하다..머 머 가져다 주라 ..등 짜증을 부리거나  심부름을 시키지만
다른 여자 앞에선  봄 물오른 나무처럼 싱싱하고 최상의 매너를 보이며
인생과 예술과 고독을 이야기 한다.
 
남편은 아내가 감기가 들어 콧물, 기침이 심하면 \"약 사먹어.\" . 한마디 내뱉곤 그만이지만
다른 여자가 감기 들어 콜록거리면 걱정스런 얼굴로 얼른 약국으로 달려간다.
 
이러니 내 남편, 내 아내보담은 남의 남편, 남의 아내가 더 좋아 보일 수 밖에....
 
그러나 집에서 무릅 튀어나온 바지에 헐렁한 티 셔츠 차림으로 걸레질을 하는
아내도 집 밖의 다른 남자 앞에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자로 보일 수 있고
화장실 좌변기에 엉덩이 까고 앉아 휴지 가져 오라 소리치는 남편도
집밖의 다른 여자 앞에선 점잖고 매너 좋고 사려 깊은 남자 일 수 있다는 사실..
 
오늘 만난 그 세련되고 지적이며 소녀 같은 수줍음을 보이며 살풋이 미소 짓고
 향긋한 향수 냄새 풍기며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칼질을 하던 그 여자도
자기 집에선 빗질 안한 부시시한 머리에 맨 얼굴로 밥 한 그릇 뚝딱 먹어 치우고
끄윽~~ 트림을 하며 남편,자녀에게 잔소리를 하고
티비보며 깔깔 거리거나 눈물 훌쩍이기도하며
대형마트 초특가 한정판매에 목숨을 거는 아내 일 수도 있고
 
오늘 만난 그 점잖코 매너 좋고 자상하면서 유머 풍부한 그 남자도
자기 집에선 권위적, 이기적이며 무신경 무뚝둑하고
야한 비됴 보길 즐기거나 인터넷 성인 사이트 단골이며
잠 잘적엔 입 벌리고 침 흘리며 밥 먹다 무좀 난 발가락 긁어대는 남편 일  수도 있다.
 
( ㅋㅋㅋ...넘 극단적인가?)
 
오랜 세월 함께해 익숙하고 편안한 자리다 보니
그 자리의 소중함을 우리는 곧잘 잊어버리거나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리 남의 손에 떡이 내 손의 떡 보다 맛나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해도
내 것 아닌 것을 탐하기 보담은  내 손의 떡에 만족하며 맛나게 먹자 .
 매일 먹어 별 맛 없이 생각되는 내 손의 떡도 남의 눈엔 아주 맛나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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