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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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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시더라?


BY 모퉁이 2007-03-06

어느 광고에서도 보듯이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뒤통수를 한 대치거나

무심코 이름을 부르거나,상냥한 미소를 보내놓고는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매우 황당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지난 주에 짧은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마주오던 낯선 여자가 남편을 보고

 한 사십년 전에 헤어진 첫사랑을 만난양 부끄럽게 웃는 것이다.

나는 절대로 안면이 없는 사람인지라 덤덤한데

그 보드라운 웃음을 놓지도 들지도 못하는 남편 왈

\"아는 사람 같습니까?\"

아는 사람 같다와 모른다 사이의  어정쩡한  시간이

짧지만 참 무안한 시간이기도 하다.

 

개구리 하품하다 놀라 기절할 것 같은 날씨이다.

멋쟁이 아가씨들 스타일 구기기 딱 좋을 날씨다.

옷은 유행따라 계절따라 입기보다 날씨에 맞추는 게 정답같다.

머리카락은 수세미처럼 뒤엉키고

볼은 푸리딩딩하게 얼어 정말이지 볼품없는 몰골 앞에

만면에 웃음을 달고 다가오는 정다운 여인이 있었다.

아~이럴 때 어떻게 보답해야 스쳐간 인연이 될까.

시지도 떫지도 않은 어중간한 웃음을 나도 매달아야겠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을 빌어

내 왼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머리카락을 나무라듯 떨쳐내며

어색한 웃음을 슬그머니 내려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에 입 밖으로 쏟아낼 웃음은 아니었다.

 

이렇게 우리는 가끔

\"누구시더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