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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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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오월 2007-02-02

두 눈에 눈물을 가득담아 보는 풍경처럼 선명하지

못하고 흐릿한 내 40년 지난 세월.

따뜻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창가에 서서 가끔

붉은 상처들로 가득한 가슴을 열어 말리곤 했었지.

이웃집 꽃밭에 꽃 봉오리들이 탄력있게 몸들을 부풀리던

2003년 이른 봄 난 날 가둬둔 단단한 껍질을 벗고 용기내어

세상속으로 나왔었다.

손가락을 꼽아보니 벌써 햇수로 5년이네.

 

내 생의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세상속으로 나올 때 나 아닌

또 다른 나 하나가 함께 등장해 나를 참 많이도 울게 했다.

큰돌님 글속에 등장하는 \'옥이\'

어느날은 밤에 너무 울어 출근할 때 눈이 퉁퉁 붓기도 하고

어느날은 사무실에서 너무 울어 어두운 밤이 되어 퇴근을

한 적도 있었다.

옥이가 눈물로 끓인 뿌리가 굵고 흰 냉이국을 함께 먹고

옥이가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개에게 하소연 할때는 또

옥이와 함께 울고 어쩌면 옥이는 분명 다른 또 하나의 내가

분명했다.

 

하지만,옥이와 내가 다른 것은 난 건강했지만 옥이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

언제 부턴가 큰돌님의 글에 등장하는 옥이가 실제 큰돌님인지

궁금증이 짙어갈쯤 누군가 큰돌님이 많이 아프시다는 글을

올려 옥이가 큰돌님일거란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

늘 나의 행로를 지켜보듯 그렇게 옥이의 행로를 쫓아 옥이가

착한 남편을 만나 행복을 조금씩 느낄 때 함께 행복했었다.

그 사이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난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고

가슴에 꿈을 품어 바라보는 세상은 이제 더이상 흐리지도 않고

창가에 붙어서서 아픈 상처를 말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 아닌 또 다른 나 \'옥이\'

늘 그에대한 궁금증과 큰돌님에 대한 안부.

야속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담아 오랫만에 나타난

큰돌님의 글 밑에 댓글을 남겼더니 과감하시게도 내 글밑에

전번을 남겨오셨다.

하루를 꼬박 생각했다.

큰돌님의 음성을 들으면 웬지 눈물이 펑펑 쏟아질거 같아서

그러면 얼마나 당황하실까.아니면 입이 아파 말도 제대로

못 하시면 어떡하나....

결국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고 내 생각과는 다르게 큰돌님도

나도 너무나 씩씩했다.

 

큰돌님은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하게 곱고 밝고 따뜻한

목소리를 가졌고 통화하는 내내 어쩜 그리도 목소리가 곱던지....

목 부분에 대 수술을 받았고 폐렴이 와서 입원했다 다시 퇴원

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모든 일은 남편분이

다 해 주신다고...

그저 내 몸 하나 돌보기도 벅차서 몸이 조금 나아진날에 집안

일을 한번씩 해 본다고...

사과 한개 깨물어 먹을 수 없어 믹서기에 갈아 먹어야 하고 입이

젖어야만 말도 할 수 있다고...

평범하게 여자로 살아가는 일상이 큰돌님 에게는 가장큰 꿈이라는

말씀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글 속에 등장하는 효자 아들은 3월에 군대를 가고 남편분은 끝없는

아내의 병수발을 들고 큰돌님은 밝은 목소리에 웃음을 실어

\"저,왕비 처럼 산답니다.\"하신 밝고 고운 큰돌님의 슬픈 음성을

오래도록 잊지 못 할거 같다.

내가 사는 곳에서 큰돌님이 사는 곳까지는 가까운 거리지만 선뜻

내가 사는 곳을 벗어나 길을 나설 수 없는 나의 운전 실력이 원망

스러울 뿐이다.

맛은 없지만 약숫물을 떠다 짓는 다는 영양밥을 먹고 내 곁에

하룻밤 묵어가라 하셨든 큰돌님 언젠가 나 아닌 다른 나 옥이를

그렇게 또,만나는 날이 오겠지..

또,만나지 못해도 내 기억에 옥이가 있는한 옥이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큰돌님은 알겠지.

\"큰돌님,어서 모두 훌훌 털고 일어나 지금도 매일 행복하다 하지만

평범한 삶 누리면서 고마운 남편분과 아드님과 오래오래 행복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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