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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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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기다려진다.


BY 도영 2007-01-13

 

황량한 흥해 들판을 가로질러서 축천을 지나고 장성동 으로 가는 겨울 바닷길을

달리다 보면 꽃 피는 봄을 기다리게 된다

3개월전 시작한 베드민턴 강습을 받기위해 오늘도 바닷길을 달렸다.

겨울바다를 보면 늘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문밖의그대”란 노래를 부른 박강성에 또다른 노래인데

제목을 모르지만 가사 몇줄은 외우고 있다

“철 지난 바다에 .. 마지막 입맞춤 ~~

두 뺨에~ 흐르는건 눈물이 아니야 ..정녕 이것이 이별은 아니지..“

철 지난 바다라면 분명 가을일수도 겨울 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겨울 바다만 보면 이노랫말이 겨울과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얼마나 애절한 남녀의 헤어짐인가.

바람 쌩쌩 부는 겨울바다 백사장에서 두남녀가 마지막 키스를 하면서

헤어짐음 부정을 한다..가여운 것들..

애절한 이별을 하는 남녀의 영상을 접고 현실로 돌아와 s자 내리막길 아래 펼쳐진

레이스같은 겹겹의 겨울 파도는 가히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구불구불 굽어진 해송 사이로 청색 겨울 바다가

내 감성을 톡톡 터치를 하여서인지

오늘. 몹시도..꽃 피는 봄이 그리웠다

 

황량한 겨울 들판에 어린모들이 봄바람에 남실대고

어느집 대문에 피었던 보랏빛 라일락 꽃물이 보랏빛 봄비를 만들어

대지를 적시우는 봄이 그리웁다

벛꽃이 눈처럼 날리어 봄 바람에 불어오는 꽃향을 맡고 싶기도 하고

겨울내내 동면하며  따스한 봄날에 싹튀울 씨앗들에 연두빛 함성도 듣고 싶기도 하다.

 

마흔 일곱 번째 봄에는 무엇을 할까.

해마다 봄이오면 봄병에 시달렸다.

어디로 튀고 싶기도 하였던것 같았고 튀었을지도 모르겠고

늙어가는 나와 비교되어 어쩌면 환장할만큼 고운 연두빛 봄을 질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십이 넘으면서.

세월은 멈춤도 주춤거림도 없이 비누칠 해 놓은듯 잘도 미끄러져간다.

 

나의 지난 날.

마흔여섯해.세월을  후회없이 잘살아왔다고 말할수 있는가.

결백하고 투명하게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말한다면

나를 속속들이 잘아는 지인들이 저건 아직도 포장할 포장지가 남았나부다 할게다

미워했던 사람들. 사랑 했던 사람들. 나를 스쳐간 사람들중에

악연도 있었고 좋은 인연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악연은 내탓이고 좋은 인연은 상대가 배려해서 그런거란 생각을

가끔 하는것을 보면 나이듦이 확실한가보다.

 

오늘은 간절할 만큼 꽃피는 봄이  그리웠다.

겨울바다 저쪽 수평선 넘어 봄빛은 기미도 안보이는데 ..

성급함이 앞서는것은 마흔일곱번째 봄에는 계획됨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봄이오면 미래의 나의 정원에 첫손을 대기로 했다

사람 마음이란것이 부치기 뒤집듯 간단할수도 있는듯.

땅이 없을때는 땅만 사놓아도 배가 부를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잡초가 무성한 밭을 볼때마다 저쪽에는 야생화 군락지를 만들고

땅 가운데를 비켜선 오른쪽에는 연못을 파서 부레옥잠을 띄어야지.

집터 뒤란에는 대나무를..들어오는 입구 양 옆에는 키 작은 꽃들을 심어야하겠지

 

원두막을 직접 지으는 기술을 배우러갈까 .원두막 지을 기술만 배우면

재료비는 십만원정도 든다는데..내친김에 집짓은 기술을 전수받을까..

원두막 위에서 바라보는 내가 심은  해바라기 숲은 어떨까..

내 머릿속에서는 하루에도 몆번씩 그림을 지웠다 그렸다를 반복했다

우선 도로보다 낮은 밭에 흙을 채우는것이 먼저이기에

건설업을 하는 동갑내기 남자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야..~~오랫만이다..내 밭에 흙좀 부어조.한 오십 트럭 정도..”

백 트럭은 채워야하지만 양심상 반을 줄여서 부탁을 했다

“까칠한 도영이가 먼저문자를 보내기에 철났다 했드만 이유가 있었네.”

“지랄..까칠하긴..”

마침 3월에 토목공사가 있어서 흙을 부어주겠다는 뜻밖에 문자를 받고나니

집을 지어봐..집을 짓자..내손으로..

인터넷을 뒤져보니 일년정도 거쳐서 손수 집짓는 사람들을 보았기에

복달이를 앞세워 안강에 있는 통나무 주택 교육장을 찾아나섰다

 

교육장을 둘러보고 상담을 받고나니 4주 교육후 웬만한 집은 지을수 있다했다

하지만 여자라는 핸디캡이 큰 장벽이였다.

전기톱을 들었다놓았다 하고  통나무를 번쩍번쩍 들어 올릴수 있는 체력이 큰 문제였고

설사 집집는 기술을 배워 인건비를 제외 하더라도

30평대 통나무주택을 지르려면 어름잡아 일억이 기본이였다.

다시 인터넷을 뒤지고 전원에 관한 책을 보며 정보를 뒤지기 시작한 끝에

주말 농가주택을 지으라는 선배?들에 조언이 있었다.

 

바닥 없는 중고 컨테이너를 하나 마련하여 구들을 놓고

내벽은 이십센티 두께로  황토미장을 하고 외벽 또한 손수 치장을 하면

큰 돈 안 들이고 주말 주택으로 안성 맞춤이라 하였다.

그렇게 시작하여 정원부터 형성한 후. 한3년후 집을 짓는 방법도 괜찮은 생각 아닌가

처음부터 무리를 해서 거창하게 시작하는것보다 조금씩 이루어 나가는것이

더 애틋한 보람이 아닐련지..

 

열댓평 정도의 통나무 주택을 지어살다가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면 그 옆에  다섯평 정도 더 늘리고. 붙였다 떼었나 하는것이 통나무 주택에 장점 이라 하였기에 가능하다했다

그리고 서너평 크기에  토담집도 옆옆히 서너채 짓는다면

도시 생활에 찌들어 내집을 찾는 지인들에  방으로 근사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표고 버섯 재배법을 배웠다.

참나무에 구멍을 뚫는 방법.종균 넣는 시기등등..

닭이 알을 품으면 부화가 되듯이 희망을 품으면 내가 원하는 작은세계가

내눈앞에 펼쳐지어 낮에는 산새소리에 취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을 독차지 할수 있으며

새벽녂에는 신비로운 운무의 향연을 볼수가 있지 않을련지..

이러한 계획이 있기에 마흔 일곱의 봄이 더욱 기다려 질수밖에..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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