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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밥상


BY 진주담치 2006-12-27

 

   늦은 밤.   공부를 하던 아들 아이가  나와서 뭔가 출출한지

   주방을 들락거리며  냉장고 문을 여닫고 덜그럭거리길래

  나가봤더니  밥 한공기 잔뜩 퍼서 먹고 있는 것이었다.

  반찬도 없이 그냥 맨밥을 수저 가득 담아서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었다.

 

  무쇠라도  소화해  녹일 나이이지만 아들 아인 유난히 먹는걸 가리는 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유난히 고집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기이니 될수있으면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는 편인데다가

 내가 또 특별히 바쁜일이 없는 상태일때는 원하는 음식을 해주는 편이다.

거기다 우리 식구들 모두 먹는데 아주 관심이 많다.

한 몸무게들 하는것도 다 그런 이유겠지만.

 

  얼마전 아컴의 소비자 클러스터에 뽑혀서 받아 본 친환경쌀.

 그 쌀 600g으로 밥을 해 봤더니 정말 예전에 시골서 아끼바리라고 해서

 먹던 그런 쌀밥과 너무나 유사했다.

 밥솥에서 밥을 푸던 순간 아이들과 내  입에서   아! 하는 탄성이 함께 터져

 나왔다.   

 윤기가 잘잘 흐르고 색깔도 투명한,  그러면서 씹을수록 쫄깃쫄깃한.

 추수하여 빛좋은 양지에서 건조시킨 후 금방  방아찧어 막 가져온것 같은 그런 밥맛.

 어릴적 시골에서 무쇠솥에다 군불때어 짓던 그런 밥이 늘 그리웠었는데

 아, 이 밥이 바로 그 맛이었다.

 그래서 20kg의 쌀을 주문했다.  친절하게도 2000원을 덜한 쌀값을 보냈는데

아줌마닷컴 사이트에서 접속해  주문했다고 하니 먼저 클러스터 에서 시식했었던

쌀과 같은걸로 보내주시겠단다.

 

도시의 대형 마트에서  비싸다고 샀던 쌀들도 예전에 먹던 그런 쌀밥이 아니라는것에

늘 불만이었었다. 

어쩌다 아는 분이 직접 농사지어 금방 방아찧어 보내준 그런 쌀들이  일반 시중에선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아니면 가격면에서 너무 부담스러웠거나.

     

아직도 한국사람은 그래도 밥심(밥의 힘)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찰지고 윤기나는 쌀밥에 익은 김치 한쪽.

황제의 밥상이  따로 없지.

 햄버거와 피자, 온갖 인스턴트에 익숙해있던 아이들이

이 밥을 보곤  수시로 맨밥을 퍼다 먹는것이다.

 대학생인 딸 아이도 창피한 줄도 모르고 심심하면 밥솥을 열고 맨밥을 퍼서 먹더라.ㅎㅎ

 

거기다 한달쯤 전 은행앞 거리에서 할머니가 잘 다듬어서 팔았던 알타리로 담은 김치가 

아주 맛있게 익어서 밥 한공기에 알타리 김치 한 접시면 더 이상의 반찬도 필요없었다.

 

밖에서 회식을 자주하여 고기와 비싼 외식에 익숙해있던 남편도

밥맛이 틀리단다.      그러면서 좋다고 .  정말 맛있다고.

한미 FTA  등으로 마음 고생이 많은 우리 농민들도

외국의 더운 기후에서 단 기간에 자란 쌀보다 더 맛있고 품질이 좋은 쌀을

생산하면  충분히 경쟁력도 있을것 같았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그리고 사람의 입맛도.

 

그러나 한번  입안에 착착 감기듯 맛있었던  음식에 대한 기억은 오래간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자꾸 되새기며 그 맛을 찾으려고 애쓴다.

 

오늘도 밥 한공기로도  

행복한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나는 안다.  

그리고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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