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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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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와 도너츠


BY 진주담치 2006-11-08

아파트 앞 길가에  며칠전부터 붕어빵 장수가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은행옆 도로가에서도 호떡 장수 아저씨가  작은 트럭에서 호떡을 굽기 시작했다.

이제

붕어빵과 호떡의 계절이 돌아왔다.

 

은행에 다녀오는 길 옆에 할머니 두분이 야채를 팔고 계신곳에 잘 다듬어진 알타리가

소복히 쌓여 있길래  얼른 다가가서  얼마인가를 여쭈었더니

4천원이란다.    아니 이렇게 많은걸....

쪽파도 다듬어져 있는데 2천원이란다.

모두 사서  커다란 비닐봉지에 넣어  집으로 왔다.

집까지 200m도  안 되는 거리를 걸어오는데 몇번을 쉬었는지 모른다.  무거워서.

다른 손에는 아들 아이 간식으로 도너츠를 사서 도시락만한 포장지에 넣어

들고 있었다.

 

집에 와서 커다란, 우리집에서 제일 큰 스텐레스 대야를 꺼내 놓고 씻기 시작했다.

근데 씻어도 씻어도 줄지 않는 알타리.

꺼내놓고 보니 무진장  많은 것 이었다.

알타리를 씻으면서   생각이 문득 들더군.

\'이걸 키우려고 애쓴 농부들의 피땀이 너무 대접을 못 받는구나 \'싶었다.

 

아들 주려고 샀던 이름있는 도너츠 6개의 가격이 7천원이었는데 

몇번씩 숨을  쉬어가며  힘들게 들고 온 알타리의 가격이 4천원이라니. 

 거기다 쪽파 두단도 2천원.

그런데다 파는 할머니가 알타리와 쪽파를 열심히 다듬어까지 주었으니

 그 노력 또한 가격에 포함시키지도  못하지 않았는가?

 

순간,

아,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죄가 많은 존재구나 싶더라구.

 

이 바람이 부는 길가에서 그걸 파는 노인의 수고가 이리 대접도 못 받다니.

이 알타리를 농사 짓느라 몇달 동안 밭에 오르락 내리락 했던 농부의 땀도

이리 보잘것없이 대우 받는구나 싶은게   이걸 모르고 우린 5백원, 천원 깍으려

눈치보고 덤으로라도 더 얻어 오려 했던 예전의 행동들이  몹시도 부끄럽더라구.

 

도너츠야 우리 아들이 오면 5분도 안되서 없어질 것이지만

이 알타리는 한 겨울 내내 우리 밥상을 차지할것이 아닌가.

 

누가 인간이 평등하다고 했어?

그건 그저 말뿐이고 이념일 뿐이야.  노동의 댓가가 이리도 차이가 나는데.

 

한편으론 서글퍼지기까지 하더군.

 

요즘 연일 매스컴을 달구는 부동산 가격.

한 두달 사이에 몇천만원, 몇억씩 오르는 이 현실과

몇백 g의 도너츠 가격만도 못하는 이 몇십 kg의 농산물 가격.

  .

  .

  .

님들이여,  

 이젠 우리 농산물울 살 때에는  깍지 말고 삽시다.

 그리고 덤으로라도 더 달라는 말을 하지 맙시 다.

 그리고 먹을때마다  농사짓는 이들과  그것을  파는 이들의 수고를 잊지 맙시다.

 .

 .

 .

 

 

 

 

   p.s: 이 날씨 추운 날

          알타리 김치 담으면서  나 또한 인류애를 생각해 보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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