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隔世之感)
오래전에 내가 상도동에 살때다.
이화약국을 지나서 언덕을 좀 올라오면 우리집이 있고
그 뒤로 한참 더 올라가서 언덕을 완전히 넘어 가면
중앙대학이 있었다.
그 중앙대학으로 넘어 가는 언덕 배기에
외국인이 한가족 살았었다.
어느날 그 사람들의 물방개차가 무슨일이 있었나보다.
잘은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리 아버지와 오빠가 그 차를 뒤에서 밀어주었다.
그 다음날 그 사람들이 우리집에 작은 케익을 갖다 주어서
매우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당시에(1960년대 말) 어쩌다가 먹을수 있는 케익은
주로 하얀 크림으로 덮여 있었는데
이것은 전체가 초코렛으로 덮여 있는데다가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새알 초코렛으로 장식이 되어 있어서
무척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런 케익의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다.
그리고 어쩌다가 미제 캬라멜이라든가 아니면
레이션 박스에 들어있는 크래커나 치즈 나부랭이들을
구하게 되면 맛있게 먹으면서
속으로 미국사람들은 다 이렇게 맛있는 것만 먹는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또 같은반이었던 친구의 아빠가 외교관이어서
외국으로 가기 전에 이별 선물을 준비해서
그 집에를 갔었는데....
그 집에는 그때 아마도 온수가 나왔었던 것 같다.
우리에게 코코아를 갖다 주는데
수도에서 물을 받아서 갖다 준 것이다.
아이들말이 그 아이네 집에는
수도에서 코코아가 나온다고 한다.
순진했던 때라 그대로 믿었었는데
아마도 코코아 가루를 담은 컵을
수도에 대고서 뜨거운 물을 받았으니
다른 아이들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