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하루라는 간격을 두고 갑자기 달라졌다...
지난 주말... 화살처럼 내 살갗 위로 내리쏘는 따갑기만 한 여름햇살이 무서워...
서쪽 산 위에 걸려 길게 누운 햇살조차
두 손으로 휘휘 저으며 얼른 산 뒤로 숨으라며 쫓았는데...
그동안 모두의 삿대질에도
그저 무심하게 타오르기만 하던 태양도 내 냉대에는 소침해진건지
어제 구름을 드리우고 얼굴도 보이지 않고 서늘한 바람을 내보내더니
오늘 아침 공기는... 차가운 가을기운이 완연히 스며든 그것이었다...
하루를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날씨의 조화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한치 어긋남없는 계절의 변동 앞에
자연의 혜택만을 그저 일방적으로 받고 먹고 살 뿐인 나...
숙연해져서 머리조차 수그러들게 된다.
쇠도 녹아내릴듯이 더운 날씨에
마음마저 온갖 부유물이 떠다니며 혼탁을 일으킨 삼급수 하천물 같았는데...
뒷덜미를 감싸고 돌며 불어가는 냉냉하고도 상쾌한 바람 앞에
여름동안 뜨거운 머리에도 한줄기 찬기운이 파랑 깃털마냥 내려 앉는다.
더이상 누가 흔들지만 않는다면
더이상 제풀에 출렁이지만 않는다면
이대로 부유물이 바닥으로 차악 하고 가라 앉아서
위에 남은
맑고 깨끗한 일급수질의 광천수를 퍼올릴 수 있을 터인데....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빼어 둥근얼굴을 마주 하며
해바라기 하고 싶다.
가을을 기다려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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