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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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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언제나 아침은 있었다...


BY 김정미 2006-09-05

내 인생에 아이가 생긴 후 한번도 잠을 깊게 자 보질 못한 것 같다.

어제도 둘째 아이의 자다가 우는 습관 때문에 두 시간을 깊히 못 잔듯 하다.

지금 그 둘째 아이는 곤한 잠에 빠져있다.

잠깐 나도 잠의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황금과도 같은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내가 아이의 낮잠 시간에 뭔가 특별하고 의미있는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인터넷 낙서를 즐겨하는 경우가 많다.

이젠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정말 꿈이지, 하는 생각에 피식 냉소가 서린다.

나이가 든 것일까?

꿈이라는 것에 설레지 않고 냉소적이라니...

나의 꽤 오랜 꿈은 작가다.

소설가 혹은 동화작가... 방송작가... 만화가...

늘 글을 벗어나는 꿈이 없었던 듯 싶다.

만화도 많이 사랑했다. 그림도 제법 그린다.

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긴 문장을 짧게 이야기 해주면 아이는 참 좋아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이 세상에 글 잘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 위압감이 나를 글로부터

멀리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결여된 나의 글은 언제나 맹탕이라 아무도 먹어주지 않는 잘못 끓인 국같다.

현재 나는 아이를 핑계로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며 눈물흘리고 소설을 읽으며 오랜 여운을 갖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데 지금의 나는 분명 뭔가가 빠졌다.

어제는 갑자기 날씨가 매서웠다.

민소매를 입은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게 쌀쌀한 날씨였다.

여름이 언제 있었냐는 듯 휭 가버린 듯 해서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

지겨운 여름, 짜증나는 여름... 끝나기를 바라던 여름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늘 아침은 있었다.

매일, 같은 아침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늘 다른 아침을 선보이며 여름이 가고 있는 것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 아침을 내가 얼마나 헛되이 시작하며 보냈던가, 하는...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처럼, 뒤집기를 하던 배밀이를 하던 최고의 노력으로 한가지씩 나에게 기쁨을 주었던 아이처럼 나도 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꿈은 그렇게 멀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늘 가까이 내게 다가와 오늘이 기회야! 오늘은 도전해봐! 를 외치며 나를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다!

기다려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조금씩 맛있어지는 나의 음식 솜씨처럼 나를 격려하고 없어지는 자신감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몰랐던 것은 언제나 아침이 있었다는 것...

이제라도 자신감부터 키워 나의 꿈에 한걸음 가까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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