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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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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하늘에 닿을 만큼


BY 낭만고양이 2006-09-04

월요일 아침.

충무로 5번 출구를 나와 사무실을 향해 아무런 생각 없이 걷는다.

건물 회전문 앞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이럴수가!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본게 언제였더라?

 

삐걱거리는 파랑 볼펜을 끼우다 잉크를 쏟아냈을 때 그 빛깔. 뭉둑한 손끝을

하늘로 뻗으면 금새 그렇게 물들 듯한 빛깔. 하루종일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아래

긴장감 늦추지 못하고 일하다 6시가 되면 놀이방에서 아이를 데려와야 하기에

남의 사무실에서 값나가는 물건이라도 훔쳐 나오듯 뛰쳐나온다.  이 생활도 벌써

2년이 지나네......

 

회식은 되도록 점심으로 하자하고,

위크샵은 1박으로 하지 말자에 한 표 던지고,

안부 챙겨야 하는 지인들에겐 긴 통화 보다는 80자 문자 메시지로 대신하고.

월말 마감 뒤엔 지친 몸과 정신을 다시 재생시키려 꼼짝없이 쉬려해도 내 현실은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바늘 구멍 같은 틈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난다.

 

이렇듯 어제가 반복되는 아침에 올려다 본 하늘은 나를 참 설레게 만든다.

회전문을 통과해 사무실로 가는게 아니라 놀이동산으로 통하는 문이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그럼 제일 먼저 바이킹을 타고 하늘에 닿을 만큼

팔을 뻗어 올려 들썩이는 음악에 맞춰 소리치고 싶다.  \"아~~악~~~\"

 

이렇듯 몸과 마음이 지쳐 힘들 때 단짝 친구와 같이 휴가를 내어 놀이동산으로

내달리고 싶다.  30대 아줌마가 아닌 사춘기 소녀로 돌아가 내가 들고 있는

걱정과 고민을 바이킹을 타며 크게 소리질러 하루쯤 내던지고 싶다.

그래도....6시에 맞춰 놀이방으로 아이를 데릴러 가야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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