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형제들은 모두 11남매였다.
어릴때 남들이 몇남매냐고 물으면
엄마가 밥먹고 애만 낳은거 같아서 정말 창피했다.
내친구들중에 형제들이 7~8남매 되는 집은 여럿
있었기 때문에 누가 물으면 7남매라고 그리얘기
했다.맨위에 언니넷은 출가외인 이라고 빼먹었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태어났을때 언니둘은 이미
시집을 가고 없었다.
내가 태어나고 4~5년 간격으로 언니둘이 또 시집을
가고,명절이되면 오빠 셋이랑 언니둘 나 그리고
남동생 이렇게 일곱이 모이니까 난 7남매라고
얘기 했던거 같았다.
오빠들은 나를 참 예뻐 해주었다.
어릴적 우리집 마당에 돌담이 빙 둘러쳐 있었다.
그 돌담 밑에 호박이랑 오이랑 그런걸 심었었는데
가을 걷이후에 돌틈에 다람쥐가 돌담사이로 많이
들락 거리면서 노는걸 봤다.
난 어릴때 눈이 맑고 예쁘다고 하는
(지금은 예전처럼 맑지도 예쁘지도 않다.)
소리를 줄곧 들어왔는데 우리 큰오빠가 돌담위를
지나다니는 다람쥐를 보고 내눈이랑 닮았다면서
\'돌담위의 다람쥐\'를 줄여서 내게 돌담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친척들 거의 모두 나를 돌담쥐
라고 불러서 내 이름이 돌담쥐인줄 알다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정식으로 내이름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바로 위에 언니는 \'똘똘이\"다.
할머니가 이언니가 태어나고 얼마후 돌아가셨는데
똘똘하게 커라고 그런 별명을 지어주셨다.
난 언니이름이 똘똘이인줄 알고 1학년때 3학년인
언니랑 같이 집에 가고 싶어서 5교시 수업중인
언니 교실 뒷문에서 \"똘똘이 언니 집에 가자~!.\"
하고 외친 일로 언니한테 혼도 났었다.
가족 모두가 별명을 이름 처럼 불러대니 나도
그리 불러야 되는 줄 알았다.
우리집은 너무 먼 두메 산골이어서 혼자서 집에
가는건 엄두도 안났다.
우리집엔 전기도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들어왔으니
난 정말 문명의 혜택도 늦게 받았다.
우리집은 하늘아래 첫집이었다.
덕분에 별, 구름 ,산, 눈,노을같은 예쁜 풍경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너무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