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와 이날 이때 까지 단 하루도 아프지 않고 지난 날이 없던 나 입니다
아플때 마다 엄마는 간장이 뒤집어 졌다며 뒤란에서 장작불 지피고 양은 솥에 간장을 되 붓고 펄펄 끓이며 몰래 우시던 내 엄마
서울서 공기가 안 좋아 건강이 더 심해 진다는 의사 말에 엄마네 집에 내려와 안정을 취 할때 엄마는 내가 건강을 찾을때쯤이면 그 찾은 만큼 엄마가 지쳐 간다는걸 세월이 지나 알았습니다
갓난 아이 우유 먹이고 재우고 업고 기저귀 빨아 삶고 널고 말리고 내가 먹을 죽에다 목에서 피와 가래가 넘어오는걸 닦아내는 수건을 말 없이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그 한 손으로 빠시던 내 엄마
죽 도 넘기기 힘 들어 화창한 봄날에 누워 있으면 그 좋은 날도 나가시지도 않고 내 옆에서 숟가락으로 죽을 채에 받쳐 내린 그 물로 내 입술을 적시던 내 엄마
글도 모르고 돈이 없어 가르치지 못해 당신의 평생 한이 죽어도 사글지 않는다고 내 손을 잡고 언제나 죄인처럼 사시던 엄마
못 먹이고 못 가르치고 못 입혀서 니가 이런 몹쓸병에 걸린거라며 한사코 당신 때문이라며 언제나 눈물이 마르지 않던 엄마
그 죄로 사위한테도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 하고 같이 겸상도 못 하시던 엄마 .........
\"얘야 그저 내 앞에 죽지만 말아라 요샌 암도 고친다니 걱정 말아라 아마도 니가 내 앞에 갈까바 내 반 병신 팔자가 원망 스럽다 어찌 살다 이리 병신이 되서 니 아픈걸 보고만 있는지 모르겠다 이 놈의 팔만 쓸수 있다면 어디 가도 내 벌어서 니 약값이라도 벌어 볼텐데 이러지도 못하고 니 맘 편하게 하지도 못하고 그저 아픈거 지켜보긴만 하는구나\"
엄마의 젖은 목소리가 기운 없어 눈도 못뜨는 내 양눈에 뜨거운 눈물이 귀 밑으로 흘러 내립니다
엄마가 할수 있는 일은 설거지와 빨래 입니다
한 손으로 얼마나 빨래를 삶아 빠시는지 빨래줄에 널면 눈이 부셔 차라리 감아 버립니다
얼마나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저렇게 내 빨래를 하얗게 빠실까 해줄게 엄마로서 그것 밖에 없는듯 엄만 새벽이면 빨래를 주섬주섬 한손으로 모아 출근전 사위 깰까바 밖에 나가 못 쓰는 왼손으로 빨래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비누칠과 비비는걸 하십니다
\"오늘은 아침 먹고 갈란다 너도 검사 끝나고 담달에 결과가 나온다니 그때 까지 여기 머 하러 잇나야 밥도 아범이 다 하고 청소는 쟈가 (아들)다하고 에휴~~ 여기 있어야 밥만 축내지 해 줄게 없다 \"
\"엄마 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아침 많이 먹어요 이거 더덕 해서 엄마 먹으라고 더 많이 했어 \"
\"그래 먹고 있다 \"
하지만 엄만 물에 밥을 말아서 얻어먹는듯 식탁 끝에 앉아 의자도 멀리 내 놓고 앉아서 볶아 논 김치만 집어 갑니다
\"엄마 더덕 먹으라니까 자 \"
\"먹었어 아범 먹게 놔 둬라 난 벌써 배 부르다\"
\"어머니 드세요 이걸 제가 다 먹습니까 많이 드세요 네? 더 있다 가시지 왜 가시려구요 에미가 아프니 할 일이 많아 힘 드시죠 그 빨래 같은거 세탁기에 빨면 편하실텐데 매일 손으로 하시니 ............ 또 오세요 제가 저번보다 더 맛있는거 사 드릴게요\"
사위 말에 엄마가 웃는다
\"더 맛있는게 어디 있나 나이가 들으니 더 맛있는것도 더 맛없는것도 없네 그저 때 되면 아무렇게나 때우면 되지 그게 문젠가 어멈 아픈거 담달에 아무일 없었으면 좋겠네\"
작은 엄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그럼 편히 가세요 어머니\"
\"그래 잘 갔다 오게 고생 하네 자네가\"
\"할머니 저도 갑니다 낼 또 오세요 제가 할머니 좋아하는 아이스 케키 또 사드릴께요 알았죠?\"
\":ㅎㅎㅎㅎ 그래 이놈아 그거 얻어 먹으로 또 와야 겠다\"
내가 속으로 (약 먹으면 수면제가 있어 잠을 자야 하니 그럼 엄마 모셔다 드리지 못하니 모셔다 드리고 와서 약을먹어야 겠다 )생각 했다
한 손으로 일을 해야 하니 다른사람보다 몇배 느린 엄마 의 설거지 하는걸 보고 내가 ( 먹어야 겠다 자고 나면 엄만 그때까지도 빨래를 하실거다 )이렇게 생각을 바꾼 옥이가 약을 먹었다
엄마 설거지 소리와 티비소리에 가볍게 자야 겠다 맘먹고 그만 잠이 들었다
얼마 지났나 눈을 떠보니 까스렌지 위에 하얀 행주가 펼쳐저 있고 엄마가 없다
\"엄마~~엄마~~ 어디 있어요~~\"
어린 아이 엄마 찾듯 찾았으나 엄마가 없다
창문을 열고 밖을 봐도 없다
길에 계신 아주머니 한테 물어도 모른단다
엄마가 가지고 온 짐이 생각나 안방으로 가보니 짐이 없다
그 초라한 작은 종이 쇼핑백이 없어 졌다
내가 잘때 반 병신 그 엄마가 구석에서 쪼그리고 주무시던 그 엄마가 가셨다 내가 깰새라 살며시 가셨다 싱크대 위에 엄마 칫솔만 덩그러니 물에 젖어 있다 내가 깨면 또 데려다 준다 어려운데 돈을 준다 그럴까바 그냥 가신것이다
한시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잠에서 깼는데 그 부담 줄까바 그냥 가셨다
눈물이 올칵 쏟아져 밖에 나갈수가 없다
언제 나가셨을까 버스 종점이 가까워 차를 타셨을거다
나 먹으라고 한 손에 수박과 거봉 하나(비싸서 하나만 나 줄려고 사신것이다) 찹쌀떡 닷되를 해서 들고 오신 엄마
하지만 나 먹으라고 그것들 하나도 드시지 않고 가셨다
냉장고 야채실 열어보고 내가 \"엄마<<<<<<<<<<<\" 하고 거봉을 들고 운다 \"참외라도 먹지 수박도 그냥 있네 엄마 머 해서 그 며칠 음식을 드셨어요 낮에 내가 없더라도 드시지 나 못먹는다고 한사코 머 먹고 살일 났다고 먹냐고 그러시더니 이렇게 당신이 과일 이라면 제일 좋아하시던 참외 하나 드시지 않고 가셨어요 \"
냉장고 문을 닫고 쇼파에 몸을 기대니 한 손으로 쉴새없이 걸래질로 설거지로 이방 저방 다니시던 엄마가 생각 난다
평생 가난에 찌들어 여자로서 행복이 뭔지 모르고 사신 엄마가 내 집에와서 더부살이 식으로 사시다 오늘 아침 말 없이 가셨다
(엄마 안녕히 가세요 내가 아프지 않으면 모시러 갈게요 그때 맛있는거 많이 사드릴게요 어디쯤 가세요 지금? 왜 이렇게 갔어요 나 보고 데려다 달라고 말하지 ....... 엄마 죄인 아니야 그냥 내 엄마란 말야 알어 내가 못 먹는다고 참외 를 아예 내 놓지 않아서 엄마 먹지도 못하고 가서 미안해 그냥 당당히 꺼내서 먹지 못 배우고 못 먹은거 다 내 팔자지 왜 지금껏 당신 탓이라 그래 나 아무렇지 않아 엄마 나 걱정 하지마 금방이야 죽겠어 여직도 살았는데 엄마가 며칠 있다 없으니 가슴이 펑 뚫린게 어떻게 할수가 없어 와서 일만 하고 가서 어떻해 엄마 내가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엄만 내가 자식이라 더 가슴이 아프지? 엄마 나 때문에 아프지 마 나 엄마 앞에 절대로 안갈게요 나 때문에 울지도 마 점점 좋아질거야 엄마 사랑해 엄마 좋아해 엄마 미안해 엄마 내가 아파서 죄송해요...ㅠㅠㅠㅠ 이렇게 엄마 가슴만 찢어놓고 내가 살아가네 어디쯤 가고 있어여 이따가 내가 전화 할게요 엄마 잘가요\"
한참을 내가 울었다
약을 좀 늦게 먹을걸 내가 자식이라 그랬나 보다 내가 부모 였다면 안그랬을걸 내가 자식이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