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수박을 고르면서 하는 말
\"수박 잘 고르는 사람이 마누라를 잘 고른데이\"
해마다 여름 수박살 때마동 듣는 소리다.
그러면서 자신은 수박을 잘 고른다고.
또 비교의 소리 시동생은 수박 잘 못고르더니 결국 이혼하고 혼자 산다나?
우스개소리 아닌 우스개소릴 하면서 남편은 꼼꼼하게 수박을 두들기고 색깔을 살핀다.
나 수박농사꾼 딸이다. 밭에서 잘 익은 수박 골라내는 게 내 부업일 때도 있었다.
수박이 물수박인지 박수박인지 아님 덜 익은 수박인지 난 색깔을 보고 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잘난척 한다. 수박을 엄청 잘 고른다고.....
왜 수박고르기와 마누라 고르기가 연결되냐니, 겉을 보고 속을 짐작해야하는데 그게 바로 실력이란다.... 자기 마누라 인물 볼건 없는데 속이 꽉차서 좋단다....
어제 저녁 사온 수박, 잘라보니 당도는 괜찮은데 색이 분홍빛이 도는 것이 덜 빨갰다.
남편은 한번 결정한 건 별로 곱씹지 않는데 나는 괜히 수박 색깔이 신경쓰였다.
내 부실이 이제사 발각되는거처럼..
요즘 남편의 비위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수퍼원더우먼을 원하는 기대수준인데 난 그런척 할려니 가랑이가 찢어질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