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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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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고르기


BY 수선 2006-05-23

 

어제 남편이 수박을 고르면서 하는 말

\"수박 잘 고르는 사람이 마누라를 잘 고른데이\"

해마다 여름 수박살 때마동 듣는 소리다.

그러면서 자신은 수박을 잘 고른다고.

또 비교의 소리 시동생은 수박 잘 못고르더니 결국 이혼하고 혼자 산다나?

우스개소리 아닌 우스개소릴 하면서 남편은 꼼꼼하게 수박을 두들기고 색깔을 살핀다.

 

나 수박농사꾼 딸이다. 밭에서 잘 익은 수박 골라내는 게 내 부업일 때도 있었다.

수박이 물수박인지 박수박인지 아님 덜 익은 수박인지 난 색깔을 보고 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잘난척 한다. 수박을 엄청 잘 고른다고.....

 

왜 수박고르기와 마누라 고르기가 연결되냐니, 겉을 보고 속을 짐작해야하는데 그게 바로 실력이란다....    자기 마누라 인물 볼건 없는데 속이 꽉차서 좋단다.... 

 

어제 저녁 사온 수박, 잘라보니 당도는 괜찮은데 색이 분홍빛이 도는 것이 덜 빨갰다.

남편은 한번 결정한 건 별로 곱씹지 않는데 나는 괜히 수박 색깔이 신경쓰였다.

내 부실이 이제사 발각되는거처럼..

 

요즘 남편의 비위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수퍼원더우먼을 원하는 기대수준인데 난 그런척 할려니 가랑이가 찢어질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