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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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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의 꿈


BY 은하수 2006-05-17

나의 14년된 똥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평소에는 그리 생각 안했는데... 그냥 old fashioned, vintage style car라구...)

갑자기 머리가 선득하고 어깨에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 옆을 봤다.

그랬더니 글쎄...

차천장이 날아가고 없고 옆문짝두 달아나버려서 차꼴이 영 거시기한게 말씀이 아니었다.

이대루 쌩쌩 달리는 큰 도로로 나갈 수는 없다는 판단과 함께

천장과 문짝들이 떨어져 있을 곳을 찾아서 온 길을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는 길에 고철만 취급하는 고물장수 트럭을 만났는데

맨 윗쪽에 문짝과 지붕을 싣고 있었다.

난 저건 내것이니까 돌려달라구 막 우기고 아저씨는 안 주려구 질질 끌구 핑계대구...

능청맞게 느물거리는 아저씨를 협박해 간신히 뺏었다.

근데 이걸 우째 다시 원상복구 시키나? 하는 새로운 고민에 부딪혔다.

 

집에 돌아오니 신랑은 보이지 않았고 엄마가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셨단다...

엄마.. 엄마.. 내 차가 가다가 보니 문짝이랑 지붕이랑 다 날아가 버렸어... 차꼴이

거지꼴이 되었어.. 나 빨리 출근해야 해... 그니까 빨리 달아줘요... 해결해줘요...

엄마는 들은척만척 청소기를 돌린다.

나, 애가 달아 쫓아다니면서

엄마.. 나 빨리... 가야해... 어서 좀 달아줘봐요... 달아달라구우...

엄마, 내 애원에 콧방귀도 안뀌고 댓구도 안하고 설겆이를 한다. 달그락달그락...

애가 달고 속상하고 급한건 나 뿐이다. 엄마는 강아지가 짖어두

이보다 더 귀찮을까하는 표정이다.

엄마.. 제발 좀... 나 가야해... 어떻게 좀 해줘봐요...

나, 거의 울부짖는다. 울기 일보직전이다.

드디어 울음이 터진다. 흐흐흐흑... 으흐흐흐... 으허허헉...으어엉엉엉

울다보니 눈물까지 난다. 주루루룩....

얼굴을  타고 하염없이 흐르며 양볼을 적신다.

 

문득 잠이 깬다.

하지만 한번 터진 울음보는 그쳐지지를 않고 계속 울게 된다.

으흐흐흑....

한편 다행이다 싶은데도 왠지 울음을 그치고 싶지가 않다.

더 크게 목놓아서 서러운 울음을 토해 본다.

으허허허헝...

 

남편... 새벽부터 갑자기 왜 울어?

나... 차문하구 지붕하구 날아가서 찾으러 갔는데... 아저씨가 안 주자노... 그래서 그만...

 

남편... 차 새로 살 꿈이네... 

 

 

속으로  <어우.. 미친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