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직업은 환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다.
주로 중증 환자들이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어릴때부터 예절교육 하나는 깍듯이 받은 터라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더라도 친절한 태도가 내몸에 밴것 같다.
그래서일까.. 손님으로 와서도 내게 이런 저런 얘길 하고가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온 할머니... 칠십세 정도된 할머니.. 두달전에 할아버님이
이년넘게 누워서 앓다가 돌아가셨단다.
장례 지내고 텅빈 시골집에 혼자 잠자고, 혼자 일어나고,
혼자 밥먹고, 하다보니 가만히 누워만 있던 할아버님이었는데
떠난 자리가 왜그리 큰지
매일 눈물바람으로 큰아들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아들네가 사는 대전으로 올라가셨다.
거기서도 매일 할아버님 얘기를 하며 눈물바람이 이어지자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약을 타서 먹으며 한달을 지냈는데
자식들이 더이상 못참았던지..
아들왈\"\" 엄마.. 더이상 내앞에서 눈물 흘리면 눈을 확 잡아
찢어비리겠소..\"
\'\" 평생을 살았는데 그래도 그리 보고잡소\"
하는말이 가슴에 못이 되어 콱 박혀서 그길로 짐싸서 텅빈 시골집으로
내려 오셨다고 했다.
육남매가 있지만 모두들 생업에, 맞벌이에 바빠, 얼굴한번 보기
힘들어, 늘 혼자 지내니 마을 회관에 모여서 먹는 점심 한끼가
옳게 먹는 밥한끼이며, 나머지는 모두 대충 떼우거나 굶기가 예사라
하시며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나를 보며 눈물지으셨다.
내가 \"할머니.. 할아버님이 생전에 할머니 애먹이는 일은 없었는가봐요.
할머니께 무척 잘하셨나봐요\"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 우리 영감이 나 애는 안먹였지, 사과 농사짓고 사느라 힘들어서
그렇지 나한텐 참 잘했어, 남들처럼 술먹고, 주정부리지도 않고,,\"
그렇게 말씀 하셨다.
부부도 너무 다정하면 저리 힘든가 보다.
나도 평소에 남편 좀 많이 미워해서 정을 떼야 겠다..
방향키를 잃은 배처럼 표류는것 같은 할머니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오늘은 손가락이 간질간질하다.
나도 어머님께 전화 한통 할까?
아니야, 어머님은 같이 사는 분이 있으니 저리 외롭진 않을거야.
말동무가 있잖아..
그리고 난 항상 너무 잘해주면 뒷통수 맞는 스탈이니깐..
아직은, 아직은 참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