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크리스마스 날 무슨 선물 줄거야?
이젠 아예 드러내 놓고 달라고 주문한다.
산타가 주는 선물인데..
달리 줄 것도 없고 뭐 줄까 궁리하다 후딱 간다.
크리스마스날은 그렇게 잘도 지나간다.
그래선가 아예 궁리도 못하게 뭐 사달라고 제목을 알려주는 데..
시장 가다가 또 까먹는다.
작년엔 아예 따라 나섰는데.
정작 가보니 지갑을 집에 놓고 온 것이다.
어이가 없나 올해는 선물 애기도 안한다.
그러더니 아주 특별한 선물을 달란다.
뭐냐고 했더니 엄마가 직접 만든 만두를 먹고 싶단다.
그거야 어렵지 않은데..
맛은 보장 못한다고 했다.
그건 각오한단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급하게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니 빨리 내 메일에 만두 만드는 방법좀 보내라...
이 친구 용량 빵빵하게 무슨 자료를 보냈나.
논문을 보냈나..
아무리 봐도 순서가 없다.
그냥 대충 보내지...
또 전화를 했다.
야? 어디 학위받니? 만두가 왜 이리 어렵냐?
그말 듣던 친구 왈
그냥 사먹어!
그려 ..그냥 사먹으면 되는디...
근디 이놈들이 엄마가 직접 한 만두를 먹고 싶다고 했는디..
안되겠다 싶어 남편한테 은근슬쩍 물었다.
자기야 ! 만두에 고기들어가고 김치들어가고 그 다음에 뭐 들어가?
줄줄 나온다.
두부도 양파도 마늘도 조금넣고 막 섞음 되야...
만두피는 아예 만들어 놓으거 세개나 사오고
고기다지는 거 있는 거 힘만 있으니께 도마가 난타를 아느냐? 마구 두둘겨 대고
그래서 만두를 만들었다.
난 못생겼지만 만두는 반달같이 한 상 빗고 나니 뿌듯하다.
얘들도 부르고 남편도 오라고 하고
하얀김이 모락 모락 올라오는
찜솥옆에 당당히 서있다.
뚜껑을 열었다.
그런데 만두가 떨어지지 않는다.
밑에 뭘 깔아놓아야 달라붙지 않는데.
난 그냥 맨 바닥에 놓았으니 숟갈로 떼어내니
만두가 속이 다 터져서 나온다.
남편은 별로 개의치 않고
얘들도 그러거니 하고 말도 않는다.
맛있냐?
속이 터진 만두가 맛있을리가 있겠냐?
어디 전쟁터에 출전했다가 부상당한 만두니.
크리스마스날 속터진 만두를 우리가 먹는다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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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만두는 내가 만들었다!
ㅎㅎㅎ 엄마표! 만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