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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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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BY 천정자. 2005-12-24

엄마! 크리스마스 날 무슨 선물 줄거야?

이젠 아예 드러내 놓고  달라고 주문한다.

산타가 주는 선물인데..

 

달리 줄 것도 없고 뭐 줄까 궁리하다 후딱 간다.

크리스마스날은 그렇게 잘도 지나간다.

 

그래선가  아예 궁리도 못하게 뭐 사달라고  제목을 알려주는 데..

시장 가다가  또 까먹는다.

 

작년엔 아예  따라 나섰는데.

정작 가보니 지갑을  집에 놓고 온 것이다.

 

어이가 없나  올해는  선물 애기도 안한다.

그러더니 아주 특별한 선물을 달란다.

뭐냐고 했더니 엄마가 직접 만든 만두를  먹고 싶단다.

 

그거야  어렵지 않은데..

맛은 보장 못한다고 했다.

 

그건 각오한단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급하게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니 빨리 내 메일에  만두 만드는 방법좀 보내라...

 

이 친구  용량 빵빵하게 무슨 자료를 보냈나.

논문을 보냈나..

아무리 봐도  순서가 없다.

그냥 대충  보내지...

또 전화를 했다.

야? 어디 학위받니? 만두가 왜 이리 어렵냐?

그말 듣던 친구 왈

그냥 사먹어!

 

그려 ..그냥 사먹으면 되는디...

근디 이놈들이 엄마가  직접 한 만두를 먹고 싶다고 했는디..

 

안되겠다 싶어 남편한테 은근슬쩍 물었다.

자기야 ! 만두에 고기들어가고 김치들어가고 그 다음에  뭐 들어가?

 

줄줄 나온다.

두부도  양파도  마늘도 조금넣고 막 섞음 되야...

 

만두피는 아예  만들어 놓으거 세개나 사오고

고기다지는 거 있는 거 힘만 있으니께 도마가 난타를 아느냐? 마구 두둘겨 대고

 

그래서 만두를 만들었다.

난 못생겼지만  만두는 반달같이 한 상 빗고 나니 뿌듯하다.

 

얘들도 부르고 남편도 오라고 하고

하얀김이 모락 모락 올라오는

찜솥옆에 당당히 서있다.

 

뚜껑을 열었다.

그런데 만두가  떨어지지 않는다.

밑에 뭘 깔아놓아야 달라붙지 않는데.

난 그냥 맨 바닥에 놓았으니 숟갈로 떼어내니

만두가 속이 다 터져서 나온다.

 

남편은 별로 개의치 않고

얘들도 그러거니 하고 말도 않는다.

 

맛있냐?

속이 터진 만두가 맛있을리가  있겠냐?

 

어디 전쟁터에 출전했다가  부상당한 만두니.

크리스마스날  속터진 만두를 우리가 먹는다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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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만두는 내가 만들었다!

ㅎㅎㅎ 엄마표! 만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