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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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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뇌를 찾습니다


BY 박실이 2005-12-24

얼마전부터 걱정해 오던 일들이 오늘은 극치에 도달했다.

라면을 뜬다고 주걱으로 휘저으며 왜 안떠지냐고 짜증을 부리던날 부터 증상의 심각성을 조금 의심했다

이러다 나이들면 치매로 발전하는거 아닌가 싶은 불안감도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가고.

 

오늘은 종일 우울하다 못해 하는일 마저 손에 잡히질 않았다

마루에 빨래를 반을 꺼냈을까 싶은데 탈수가 안되어 있었다

도로 다시 세탁기에 집어넣고 돌아서서 방금 마루에 있던 빨래를 찾고 돌아 다녔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라며.

 

거기까진 그런다 치더라도 갑자기 없어진 빨래에, 찾다찾다 못찾은 빨래에, 공포감까지 느꼈다.

무서워 방문을 잠그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친구 역시 별일 이라며 내리 달려와 맞장구 치고 찾아야 한다며 온마당을 헤메고, 부피는 얼마정도냐 무게는 어느정도냐 라며 친구는 탐정처럼 물었다

양이 많았다는 내게 ,음 그럼 고양이나 개가 물어갈 부피는 아니군 했다

이십분을 넘게 찾았나 싶다

 

없어진 빨래를 가지고 신고를해야 하는건지 아닌지를 놓고, 듣도 보도 못한일인데 신고도 받아줄지 어쩔지 모르겠네라며 친구랑 히 웃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뒤 지쳐서 자리에 눕고 친구는 빨래통에 해논 빨래는 널어야 될거 아니냐며 빨래를 너는데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돌아갔던 친구, 동네 아줌마 몇분 모시고 다시와 빨래 찾기 작업에 들어가고  이상한일도 다 있다며  웃는사람 신기해 하는사람.

탐정들이 다 되어 있었다

젖은 빨래를 들고 대문까지 걸어 나갈 시간, 돌아서서 빨래를 보는시간 과는 시간이 안 맞는다 했다

대문까지가 한참이니.

하늘로 날아가지 않은 이상은 그시간과는 거리도 안맞는댄다.

 

그때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왈, 옛날에 이집이 귀신 나온다 하지 않았어? 라며 옆에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대뜸 맞어 하시는데 엄마야를 외치며 친구랑 얼싸안고.ㅎㅎ

 

아녀 뒷집이제. 마당 깊은 뒷집이여 하시는 다른 아주머니 말씀에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사실임에 또한번 놀래고 우리집이 아니래는 사실에 휴~

 

한차례 소란이 지나가고 바람에 눈이 날리는까닭에 처마밑에 빨래를 걷는데 그때서야 생각이 나는 거였다.

 

세상에~

 

웃음도 나오질 않았다

빨래를 걷다말고 자리에 눕고 말았다

이증상이 말해주는 내나이 늙음이 아니 벌써 그나이가 됨을 서러워 해야 하는 이유가

도통 타당하지가 않는다

이제 오십도 아니 됐는데 말이 아니다

 

증상은 날로 발전하여 치매까지 연결되어 질것이고 그렇게 늙어 가는 걸꺼야라는 해답이 먼저 나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사는게 다 허무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ㅎ~

 

참 쓰리고 속상하고 한심하고 아픈 박실이의 하루 일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