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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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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쟁이 ㄴㄴ의 폿죽쑤기..


BY ㄴㄴ 2005-12-23

상가 지하에 가게를 차리고부터 운신의 폭이 엄청 좁아진 나, 나나
일주일에 한두번 교회가고, 한번은 도매시장 가고,
한달에 한번쯤 친정(경주)가는 일 외에는
날이 날마다 지하 가게에 콕! 박혀 사는 관계로
보고 듣고 만나는 이웃이 두달 전과는 180도 바뀌어
낯썬얼굴이 낯익은 얼굴이 되어버렸는데..
앞집은 떡방앗간, 옆집은 고추방앗간, 고추방앗간 옆집은 막걸리집
또 그 옆집은 얼마전까지 서점이였는데 돈이 잘 안벌리는지
뚝딱뚝딱 한동안 수리해서 지금은 국수집이 되어버렸고
국수집 앞집은 김밥집, 그 앞에 치킨, 또 옆집은 족발집
족발앞에 식혜집, 식혜옆집 야식집인데
야식집과 식혜집은 맨날맨날 싸우더니 늦게 들어온 야식집이
먼저 들어온 식혜집에 밀려 지금은 개점휴업상태다
야식집 튀김과 볶음이 기름과 불똥을 튀어 식혜국물에 들어간대나 어쩐대나..
그문제로 야식집에서 아크릴로 칸막이를 천정까지 높이니
이번엔 그 옆 과일집에서 기름냄새 때문에 손님이 안온다고 또 난리라
이래저래 개업하자마자 장사도 시원찮고 옆집과는 멱살다짐,
옆집 요구를 들어주자니 앞집에서 환기가 안된다고 또 난리치고
어쨋든 오픈된 좁은 가게터에 지지고 볶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살려는 사람 속이야
오죽하면 여북했을라고.. 그렇지만 발붙이기 이거 장난이 아냐,
날이 날마다 멱살잡이 주먹다짐에 기관에 고발하겠다고 은근히
협박하는 드쎈 이웃 등살에 배겨나지 못한 모양이라
어제 오늘 사람이 안보이니 마음이 짠~한하다.
하나님아부지 야식집도 잘되고 식혜집도 잘되고
과일집에도 과일이 많이 팔리게 해주소소..아멘()


앞집 방앗간에 아줌마, 할머니가 줄을 서 대기한 것이
찹쌀 새알을 만들어 파는 것이야.

내 가게에 자주 오는 할머니도 새알심을 사려와서 잠깐 눈마주치고
인사를 하고.. 차마시고 가시라고 물을 끓여 따끈한 유자차를 대령하고..
아~ 동짓날. 나도 팥죽 묵고싶다. 했더니
쉽게 팥죽끓이는 법을 가르쳐 주시는데
압력솥에 팥을 푹! 삶아 믹서에 갈고
쌀죽을 먼저 끓이는 것이야
그다음에 팥앙금을 넣고 휘~휘~ 저어
방앗간에서 사온 새알을 넣고 새알이 동동뜨면 다 된 것이라고..


용감나나, 아자아자! 팥죽을 끓이자!
엄마가 보내준 순우리판을 한사발 씻어 돌을 일자니
할머니: 됐어, 요새 폿은(팥) 돌엄따. 기양해~

그런가.. 그냥 팥삶아 믹서에 팍팍 갈아
할머니 일러준대로 죽을먼저 끓이다가 팥앙금을 쏟아넣고
새알넣고 끓일때 정말 즐거웠어..

경비아저씨도 주고, 김밥집도 주고, 고추방깐 아저씨도 줘야지..

수퍼에도 주자, 손님도 불러야쥐.. 갈라묵자 호홋!

손큰 나나, 큰 냄비에 홀쭉뺄쭉 뽀글뽀글@@ 팥죽끓는다. 호호
부우~자된 기분이얍! 호호헤헤헤 뿌듯해라

한공기 떠다 맛을 보는데.. !@#$%^&*()

팥이 푹푹 압력솥에서 뭉개뭉개 퍼질때
함께 곤죽이 되도록 물을먹고 불었다가
웽~~~~~ 쓱싹 믹서가 돌아갈때 함께 가루가 된
뭔가 있었던 것이였던 것이였다.

이름하여......... 돌빵구,



나 지금 돌맹이 씹는다. 크핫!
근데.. 와이래 맛있노, ㅎㅎㅎ

님들요~ 나나방에 팥죽 묵으러 오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