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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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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갔던 내 마음


BY 리베로 2005-12-23

 갱년기   증상이라지  아마?

가만 있어도 확~하고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게..

 

미국에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통화를 하다 우리는  서로의 나이 먹어감을

이야기하고..  갱년기 증상을   맞장구 치고.....그랬다.

 

  그러던    며칠 후    그 친구로부터    소포가 하나 왔다.

자연식품으로 만든  여성 홀몬제였다.

효과 본 사람이 많다는 .....  걱정해주는 편지가  들어있었다.

 

고마움에 정성들여   한  보름   먹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랫배가 만지면 아팠다.

먹은게 그 약 하나인지라   이 약 때문인가 싶어

홀몬제를  끊었었고    한 1주일 지나니  괜찮았기에  약을 먹지 않았다.

그러는사이.

그 친구는   곧잘   전화를 해서 약 효과를  물었다.

 

\"  그  약 먹으니   좋지?? \"

\"응 ,  그래    좋아졌어.\"

\" 거봐 .  여기서는  다들 좋다고 하더라. 효과 본 사람이 많대.  나도 효과 봤어

꾸준히   잊어버리지 말고    꼭  먹어.\"  그 친구는 흐믓해  했다.

  나는   그러는 친구에게   배가 아퍼서 못 먹겠더라는 말을   못하고 말았다.

그애의   성의와     그애의 기쁨에    왠지 찬 물을 끼얹는것 같아서..

...........

여기서는        미국으로 간  두  친구를   제외하고   다른 친구들과는   한 달에 한번씩 만난다. 

  만나면    여전히 우리의 화제는  갱년기였다.

자궁을 들어내고 난소까지 들어낸   한  친구는    7년전  부터 홀몬제를 먹고 있어서인지

참    더    젊어 보인다.   얼마전 부터는    나도 홀몬제에 욕심이 나던 차에

\"참   저번에   그 친구가 보내준   홀몬제는   나는 배가 아프더라. 나 한테는 안 맞나 봐.\"

 아쉬움에   난  그런 말을하고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

 며칠전.   경비실에서  소포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    

 미국에 있는   그 친구가  그곳에 사는  또   다른 친구와 함께  . 여기의  친구들에게   비타민제와 함께  여성 홀몬제를  하나씩  선물로 보내 왔다. 

난 그 홀몬제를  받고  좀 미안했지만    비타민은 먹고  그건 그냥 장식장에 넣었다.

그건 나에겐  먹는  약의 의미가 아니라  귀한 장식품의 의미로  다가와 보관하고 싶었다.

 

 

근데 어제 난    아주    짧막한   이 메일을 한 통을   받았다.

미국의 그 친구였다.

\"홀몬제는 배가 아프면  반씩 먹어라.   자연 현상이니까   괜찮아.\"

 

그렇게 ㅡㅡㅡ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의 내용  한  줄.

 

순간   얼마전에 나눈   여기 친구들과의 대화를 되짚어보고....<누가 말했구나..>는 생각!!

다음날    여기 친구 중에 하나가 마침 전화가  왔다.

그래서  \" 너 혹시라도 홀몬제 먹다 배 아프면   반 씩 먹어 .  그건  자연 현상이래...\"하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거 내가  미국에 전화 하면서  말했다 .     저번에,   너 그 약 먹고 배 아퍼서 안 먹었다더라고 ......그래서 메일이   왔구나..  \"

 

.........

에구, 뭐하러 말했을까.

미국의 친구는   그 전화를 받자마자 내 메일로 그 내용을 보낸것이고..

 

 효과  봤다고  거짓말 한 것이   되어   버렸고 .

그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다.  나쁜 의도로 속인것은 아니데.....

 

무엇이 더 옳은 일이었을까??

 

\" 나에게는 안 맞더라....\" 하고 솔직히     말을 해 주었어야 했지 않았을까??

 

아니면  여기 친구가 너무  자세하게 내 상태를     알려주는   친절을   베풀지 말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가    배 아펐다고   친구들에게  말을 한 자체가 잘못 한 일일까..나만 알고 있지. 내 입도   참으로 가볍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메일을 받고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에 혼란이 온다.

 

역시 내    잘못이   큰  것   같다.

안 맞으면 안 맞다고 솔직히 말을 했었어야지ㅡㅡㅡ

그것도 모르고 또 보낸  그 친구 맘엔   배신감이 들었을거다.

흐믓해 했던 마음을..  패대기를 쳐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속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을지 모르니 말이다.

내 깐에는   기분 좋게 해 주려고 한 일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와 버려 기분이 안  좋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정말  미안했다.

..........

친구야...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라.  내 그 좁은 생각을  용서 하는  마음  .

그게 나에게는 선물이란다.>

이러면 거짓말에  하나 더 보태 염치까지 없는 친구가 되어버리는건가??

 

아~~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는데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을 갖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다니....

 

정말   기분좋은 크리스마스가 되고 싶었는데... 

 아 ㅡㅡ정말  미치겠네.

 

친구야......

나는 너 기쁘게 해주려고 그랬었거든.....

 

새해엔 거짓말 안 하는 착한 사람이 될께..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