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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앞에서- 집에 대한 생각


BY 오솔길로 2005-12-01

난 병원 앞에서 장사를 한다.

 

그래서 손님 대부분이 환자나 그 가족이다.

경상북도 소읍의 병원 앞이다 보니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나도 어릴적에 농사를 짓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내가 농사일을 많이 거들면서

컸기 땜에 그분들의 삶을 조금은 안다고 할수 있지 않을까?

 

농사일에 대해 내가 관심을 보이면 무척 반가워 하신다..

 

농촌의 실정---

대부분 육십대는 아주 젊은 축이고 칠십대이신 분들이 배우자가 있으면 두분이서,

배우자가 없으면 혼자서 평생 살아온 너른 들을 지키며 산다..

 

울 부모님도 시골에서 두분만 계신다...아직은 육십대 지만...

 

그리고 할아버지가 아프면 할머니가, 할머니가 아프면 할아버지가 간병 하신다...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간병인이 간병을 한다.. 대부분..

 

할머니가 풍으로 쓰러져 일하다 말고 병원에 입원하여 간병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한분이 계시다..

 

우리가게도 가끔 들리시는 분인데  내가 퇴근할때마다 분식집에 앉아 저녁을 드시고

계신다..(주로 국수나 라면류)

 

"할아버님.  집에는 안가세요? (할머니는 간병인이 따로 있다)"

 

"응 집에가믄 뭐하노,  아무도 없는데...

썰렁한 집에 누버있으마 잠도 안오고 해서 쏘주 한병씩 마시고 잘낀데..

그냥 여기 할마시 옆에 있는게 핀하다..."

 

요즘도 그 할아버지 자주 보이시네..

 

 

또한사람~~

사십대 중반의  남자분이  중병으로 입원 중이다.

부인이 간병을 도맡아 하고있다..

 

한달이나 지났을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다..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집에 애들 돌봐줄 사람이 없나보죠?"

 

"집이 없어요"

 

"네?"

 

아저씨가 누나 셋의 막내이며 외아들인데 시어른 돌아가시고 사업한다고

물려받은 농사짓던 땅 다 팔아먹고, 겨우 시어른 들이 살던 집은 남아있어

거기 살려고 시골로 들어갔는데 일년만에 중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그나마 남은집 다 팔고,

 

아이들이 셋인데 시누집에 잠시 맡겼으나 시누가 환갑을 넘겨 손주 키워주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친정 조카 셋까지 봐주기가 힘들어져 한달만에 병원으로

모두 데리고 왔다고 한다..

 

아이들은 모두 구김살이 없다..

 

아이들이 초1,  7살, 5살이라  셋이서는 잘 놀고 하지만  너무 애처러워 보여

큰애만이라도 울집에서 좀 다니게 하면 안되겠냐고 내가 제안을 했다.

마침 울집이 큰애가 다니는 학교 바로 옆이기도 하고..

 

그 부인은 그상황에 미안함보단 반가움이 앞섰는지  아이에게 물어보겠다며

딸을 데리고 가게로 왔다..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얘길 꺼냈더니  단번에 거절을 한다..

 

엄마 옆에 있는게 좋다고 한다..

몇번 아이를 설득해 봤지만 끝내 거절을 한다..

 

아이들에겐  편히 쉴수 있는 공간이 집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있고 사랑이 있는

곳이 바로 집인 모양이다.

 

그 아저씨가 빨리 좋아지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