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을 괭장히 좋아한다
하늘은 까맣고 그 까만 하늘에서 눈이 내리던 비가 내리던
우박이 떨어지던 상관없이 이런날이 좋다
어제는 11월의 마지막날...
늘 12월이 되면 한장만 남아있는 달력을 쳐다보며 일년동안
지내온 날들을 회상 해 본다
그때도 12월이였나보다
제대를 앞둔 지금의 남편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때만 해도 오빠 동생하며 그쟝저냥 지냈는데
울 엄마가 엄청 좋아했다
키도크고 인물도 훤하다고???
우리 엄마는 사위감이 직업이 뭔지 어느학교 출신인지
집은 어디에 사는지 경제력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선
관심 밖이였다
키크고 잘생기면 만사 오케이였었다
결혼이란걸 생각해 본적도 없고
이남자다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데
편지를 받고 황당했다
난 편지에 구구절절이 사연을 늘어놓을줄 알았는데
딱 네글자.....
보....고...싶...다
그게 끝이다
참 썰렁했다
편지지의 여백은 너무 많은데???
하지만 네글자를 읽고서
나는 40가지도 넘는 상상을 해 가며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후 또 편지가 왔다
딱 네글자....
휴....가....간....다
그게 다다. 장난하냐!
그 네글자에 또 가슴이 콩닥거리며 뛰기시작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휴가날을 기다린것 같다
그때 그가 말년휴가 나오던날도 이렇게 하늘이 까맣고
눈이 내릴것만 같은 날씨였다
참 연인들을 밀착시키고 마음을 묘하게 만드는 기후인것같다
영하도 아니어서 그리 춥지도 않고 떨어져 있기엔 따뜻한 기후도 아니고
꼭 붙어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픈 기후인것같다
이런 날이면 늘 추억이 생각난다
그래서 남편에 폰에 메세지를 띄운다
눈이내려
마이내려
날이추워
감기조심
지금 생각해도 네글자가 주는 메세지는 참으로 훌륭한것 같다
그리고
인생에는 여백이 있는 편지지 만큼 있어줘야
서로 생각하며 여백을 메꾸고 살아가는것 같다
좋은 부부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