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칠년 전 사건이다.
아들과 딸 그리고 나는 집근처 국립박물관에 처음갔다.
어린 아들 자체가 호기심 덩어리고
난 갈데없어 헤메다 우연히 간 박물관이다.
꽤 큰 박물관이었다.
선사시대부터 들어가는 입구에서 시대별로 전시장을
만들어 그냥 지나가면서 역사흐름대로 따라가면 된다.
딸은 내 손을 잡고 놓지않아서 그런데로 불편하지 않았지만
어린 아들놈은 전시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꼭 고망쥐처럼 전시물 뒷쪽이나 어둠컴컴한 구텅이에 뭐가 있는 것처럼
조사를 하고 다니다 직원실에 들어가다 엄마가 누구냐고 방송이 나오지 않나.
어떤때는 아예 직원이 나 관람 할 때까지 봐준다고 한 직원도 있었다.
그래서 미안하여 얼른 나와버린 적도 많은데..
그 날도 얼른 나오려고 했다.
그래서 빠른 걸음으로 전시실에서 막 나오려고 하는데,
삐......삥 , 삐...삥.
이게 뭔소리냐?
다른 관람인들도 웅성거리고 나도 불안했다.
순간 울 아들 어디있나 소리쳐 이름을 불렀는데..
박물관 직원이 뛰어다니고
얼굴들이 모두 심각했다.
보아하니 아까 그 소리가 불이 난 경보였나보다.
냄새도 안나는 데.
좀 어두운 전시실이 갑자기 전기가 다 나갔다.
웅성대는 관람객사이로 아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난 아들 손목을 잡고 전시실을 빠져 나올려고 하는데.
엄마! 내가 눌렀어
뭘?
저거 빨간 거!
전시실 뒷편에 소화전함 위엔 아들 키높이 빨간버튼이 있었다.
어이구 이눔아 그걸 왜 눌러? 불날때 비상벨인데..
저기 누르라고 써있어?
뭐?
그제야 난 비상벨옆에 안내문구를 읽었다.
" 강하게 누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