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이라는 작가명으로 글을 몇편 올렸는데요. 오늘 작가명으로
검색을 해보니 먼저 쓰신 분이 있더군요.
그래서( 오솔길로 )라는 이름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결혼 십여년...
아버님이 계시다는 건 알았지만 결혼식장에서 한번 뵙고는
한번도 못뵈었다.
대신 어머님으로 부터 바보같은놈, 멍충이.등신.. 이런말만
엄청들었다..
그이 예닐곱살 무렵에 아버지는 바람이 나서 집을 떠났고 찾아다니는
어머니를 피해서 늘 숨어 살다시피 했다.
어느날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던길에 아버지를 본 그는 몰래 아버지 뒤를
따랐고 아버지는 시장에 들러 그녀의 애들에게 줄 과자등을 사서 그녀의
집으로 가는 아버지를 보았단다.
원래 아버지가 좀 다정다감한 면은 있거든....그의 말...
아마도 같이 살때는 과자도 종종 사가지고 오셨나보다..
그녀는 사별후 젊은 나이로 애들 넷을 키우면서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셋을 버리고 그녀가 불쌍해 그녀에게로 갔다.
어머니는 너무나 괘씸한 마음에 큰아들만 빼고 아들둘을 그에게 보냈고
막내인 남편도 아버지께로 보내졌다..
어머니와 단단히 약속을 한터라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퇴근후 막차를 태워 아들둘을 어머니 사는곳에 내려두고 도망치기를 여러번..
할수없이 어머니는 큰아들을 친척집에 맡기고 지방으로 돈벌러 가버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여인숙에 아들둘을 맡기고 주인에게 밥좀 챙겨주라고 말하고는
한달이 지나도록 와보지 않아 남편은 작은형과 함께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뒤졌단다.. 너무 배가고파서....
그당시 열살 먹은 사내아이가 할수있는게 훔치는거 아니면 쓰레기통 뒤지기외에
뭘할수 있었을까...
어머닌 늘 말하신다...
...그래도 내가 그때 소문듣고 큰아들만 데리고 살려고 하는 마음 접고 니들 델꼬
와가지고 내가 니들 키웠잖니....... 그렇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런 세월이 어언 삽십년....
숨어만 다니시던 아버지가 돌아왔다...
그녀의 자식들 넷 키워 출가시키고 삭월셋방에서 그녀의 아들의 아이를 봐주는걸로
소일하는 그녀와 함께 살다.. 어느날 쓰러졌단다..
그러면서 아버님이 아닌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식이니 아버지 모셔야 되지 않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