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온 가족이 모여 앉았다
명태포, 산적, 꼬지등을 부치고 하야디 하얀 두말 분량의 쌀가루를 준비하고
TV앞에 모여앉은 친척, 가족들에게 말한다
"자, 다들 기상.. 손들 씻고 오세요"
처음엔 투덜거리던 가족들 사이로 아버님이 한말씀 거두신다
"며누라, 손만 씻고 오면 되는거냐? 내 냉큼 씻고 오마"
우리 시아버님은 그런 분이시다
낭만을 알고, 사랑을 알고 가족간의 우애를 아시는분...
아버님의 적극적인 협조로 친척들과 모두 우리는 송편을 빚는다
아버님, 예전에 할머님 몰래 어머니 도와 드린다고 빚어 보셨다는
송편 빚는 솜씨가 나를 능가한다
아이들도 신나서 하얀 떡살을 뒤고 고물을 흘려가며 "내가 만든거 내가 만든거" 하며
소복히 쌓여가는 소쿠리 사이에 살며시 놓는다
소복히 쌓인 송편에 솔잎을 깔고 포옥 찌어 내면 솔잎향과 함께 가족애가 은은히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