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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씻는 것과 저녁에 씻는 것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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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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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여름을 보내고


BY 헤헤 2005-08-26

 

어느새 선득선득한 바람이 이불깃을 들추고 들어오는 가을이 되었네요.

긴긴 방학을 끝내고 오랫만에 아컴에 들렸습니다.

두어달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무렵

팔순의 시어머님께서 사고를 당하셔서 며느리된이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었답니다.

 

창문을 닫다 털썩 주저앉으신게 골반뼈가 댕강댕강 세조각으로 부러지셨어요.

저희 어머님은 자주 부러지시거든요.

한번은 전화받으러가다 이불에 걸려 넘어졌는데 발목이 부러지시고요

또한번은 바지입다 주저앉으셨는데 골반뼈가 부러지시고요

전깃불 키려고 일어나다 넘어지셨는데 팔목뼈 부러지시고요

신발신다 넘어지셔서 발목뼈 팔목뼈 한번에 부러지시고요

아무튼 자주 다치시는데요

그동안 멀리 산다는 핑계로 한번 횡하니 댕겨가고

병원비에 간병비나 찍 부치고나서 멀리 사니 할 수 없어.이게 할일 다한거지 뭐. 하다가

이번에 공부한번 제대로 했네요.

 

병간호...이게이게 보통일이 아니어요.

아프신 어머님이 제일 힘드시겠지만 며느리 고생도 만만치가 않아요.

며느리뿐만 아니라 며느리한테 딸린 가족들도 죄다 고생이대요.

 

처음엔 이왕 해야 하는일 재미나고 보람차게 병간호를 해야지 생각했더니만

잠 제대로 못자 밥 제대로 못먹어 왔다갔다 집안일에 가게일에

아, 메칠 지나자 마자 입안이 헐고 정신이 멍하니 기운도  없고요

시간맞춰 교대해줄 형님이 안나타나면 슬금슬금 화가 나구요

이것저것 미적미적 거리다가 교대시간에 늦으면 그 착한 형님 낯빛이 안좋구요.

저녁시간 되어서 나만 놔두고 문병왔던 다른사람들이  빠이빠이 손흔들면서 나가면

나두 닫히는 엘레베이터 문을 확 막아서면 집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싶고.....그러더라니까요.

 

그렇게 긴긴 여름을 보내고

지금 어머님께서 퇴원을 하셨는데요

여전히 대소변을 받아내야 되는 상황이예요.

지금은 형님네가 모시는데......

......... 그게 참....

 

사람의 일생에 대해

세상에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아기로 와서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아기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건강들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