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주루룩~
쾅!!!!번쩍 우루루릉~~~쾅 번쩍
하늘이 무너지고 벌어진 하늘 사이로 물이 죽죽 내리는 듯 비가 벌써 며칠째 무작정 내린다
뒤란과 앞 마당 그리고 집안팍이 모두 질퍽거리고 우줄건 한것이 방바닥도 축축하다
"엄마<<<<< 엄마~~~~"
'쟤가 왜 저래 엄마 숨 넘어가니 ? 왜 악을쓰고 불러 똥눟다말고 왜 악이야"
'엄마 나 똥 눟다말고 나왔어 변소가 무너질라고 그래"
"먼 소리야 변소간이 무너져? 왜?"
'나두몰라 가바 벽돌이 다 젖엇어"
모두가 안방 뒷문으로 달려가 위에서 아래로 머리만 내밀고 뒤란쪽 변소간을본다
지붕은 그대로 있고 벽돌이 젖긴 햇지만 그래도 지붕밑에는 뽀얗게 발그래 진흙색 그대로 있다
"아무래도 제가 나가볼께요"
옥이 신랑이 마침 여름이라 휴가차 내려와있었다
우산이 없어 바지를 걷고 처마밑으로 살살 옆으로 게 걸음으로 가본다
식구들이 다들 밖을 내다보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옥이 신랑 뒷 모습에서 엄마가 소리친다
"조심하게 정말 쓰러지면 다치니까 며칠째 비가 쏟아졌으니 그럴게야 밑에벽돌이 다 젖어서 땅에 부서져 있으니 원~~~"
엄마 말에 옥이가 걱정이다
"00씨 얼른 나와 머해 ~"
"알았어 "
"어우 쓰러지겟는데요 처제 말이 맞아요 뒷쪽이 벌써 기울었어요"
비는 아직도 벼락치게 내린다
아버지와 옥이 신랑이 비를 맞으며 밑에 벽돌에 돌을 괴이고 손질을 하던중 갑자기 벽돌이 중간에 튀나오면서 변소가 쓰러진다
물에 젖어 소리도 없이 그져 팍!! 쓰러졌다
"아고 어째 엄마 어떻해? 언니 무섭다 "
'히히히히히 우습다 변소가 쓰러진거 난 첨 본다"
막내가 신기한듯 웃는다
그러다 엄마한테 머리를 쥐 박힌다
명숙이가 그 모습에 또 웃다 틀킨다
여지없이 명숙이도 방 빗자루로 궁뎅이를 얻어 맞는다
종근이와 옥이가 입을 가리고 엄마 눈치를 슬금 본다
속상한 엄마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아구 집도 구질구질 한데 저거까지 무너졌으니 속상해라"
"엄마 우리 이제 어디가서 오줌이랑 똥 누치?"
막내가 동그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묻는다
속상한 엄마가 소리를 냅다 지른다
"어따 눠 니 머리에다 눠라 "
막내가 눈을 내리고 옥이뒤로 숨는다
옥이가 치마로 막내를 감는다
밖에선 신랑과 아버지가 장대비에 눈을 훔치며 멀쩡한 벽돌을 따로 모아 비닐을 덮어놓고 지붕스레트와 기둥 그리고 부서진 흙을 삽으로 모아서 짓이긴다
다시 이겨서 벽돌을 만들어 지을 모양이다
옥이가 얼른 부엌으로 나가 호박을 두껍게 썰고 감자 넣고 막장을 넣고 연탄불에 솥을 건다
저녁을 할 모양이다
비에 젖어 일을 하니 추울걸 생각해 옥이가 장국을 끓인다
동생들과 엄마는 아직도 뒤란 방문에 고개만 내밀고 변소 공사를 본다
추적 추적 비는 내리고 변소간은 없어지고 금방 저녁이 문제다
오줌은 오강에다 본다지만 어쩔고~~~
"오늘 저녁은 다들 조금만 먹어라 밤중에 마려우면 큰일 아니냐"
"아 머가 큰일이야 뒤란 밤 나무 밑에 삽 가져가서 땅 파고 눌사람 눠라"
아버지가 어느새 비에 홈빡 젖은채로 마당에 서서 머리를 수건으로 훔치며 말을 하신다
옥이 신랑은 아직 거기서 삽질이다
'그만하고 들어오게 감기 걸릴라 이제 껌껌해져서 못해 낼 아침 해야지 비가 이렇게 오니 변소가 남아 나겟어 에이~"
아버지가 혼잣말에 속이 상하신가보다
아무도 대꾸가 없다
옥이도 부엌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이그 괜히 왔네 항상 집에 오면 속상한 일만 잇어 그냥 서울에 있을걸 그럼 두 식구 밥만 해서 먹고 신랑이 설겆이 하고 테레비만 보면 될걸 집에만 오면 신랑이 맨날 일할거만 생기구 이그 신경질나~"
옥이가 속으로 화 가 나나부다
부엌뒷문을 활짝 열고 소리 지른다
'들어 오래잔아 얼른 들어와 저녁먹게 머가 보여요 갠히 똥간에 빠질려고 "
"알았어 금방 갈게 흙을 모아 놓고 가야지 "
신랑소리는 여전히 낮고 조용하다
빗 소리에 더 나직히 들리니 옥이가 화가 난다
'머라고"
"간다고 "
신랑이 가까이 와서 옥이 얼굴을 보고 웃는다
"왜 그리 화가 났어 ? 변소도 없어졋는데 화 내지마 이따가 볼일 보려면 혼자 못 가잖아 그때 생각해서 나 한테 잘 해야 할텐데"
신랑이 웃으면서 옥이 어깨를 툭! 친다
옥이가 금새 웃는다
호박장국하나에 다들 밥을 말고 김치 ,가지 나물에 젖 가락질이 요란하다
둥그런 나무상에 둘러앉아 변소 없이 밥을 먹는다
다들 걱정이 없다는 식으로 많이도 먹는다
옥이 신랑도 옥이도 굴에 말아 잘도 먹는다
비는 아직도 죽죽 내린다
'아버지 근데 변소 무너져서 지붕이 없잔아 그러면 똥에 비가 다 차면 어떻해?"
막내가 밥 먹다 묻는다
엄마가 이내 또 머리를 쥐 박는다
"이년아 밥 먹다 먼 소리여 주는 밥이나 먹어 어여"
막내가 입을 삐죽 내밀고 운다
옥이가 막내 등을 쓸어 준다
"얼른 먹어 그런 말은 밥 먹을때 하는거 아냐 알았지?"
"응 엄마 미워~"
"시끄러 너 똥 못눌까바 그래?"
"아 조용히좀 먹자 왜들 시끄러 당신 왜 그래 애들하고 똑같어 에이"
아버지 말에 다들 조용하다
엄마도 국을 들어 마신다 아무말 없이
옥이가 신랑한테 미안하고 챙피하다
이런 집이라서 속으로 어찌 생각을 할까 걱정도 된다
처다보니 신랑이 처다보고 웃는다
상관 없다는 식으로 ,,,,,,,,,
옥이가 두 눈을 살짝 감아보인다
옥이만의 윙크다
신랑이 바로 한쪽 눈을 감아보인다
구수한 호박 장국이 벌써 바닥이 보인다
오늘 비 오는 저녁도 이렇게 옥이네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시끄럽게 하루를 보낸다
시끄럽게 부산하게 내리는 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