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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2

조강지첩


BY 재재맘 2005-07-20

난 어릴때부터 결혼에 대한 기대가 참 컸었던 것 같다.

 

대학 1학년때 과 친구들끼리 왜 여기를 왔는가를 얘기하다

솔직하게 "시집잘 가려고" 했다가 무쟈게 욕먹었다.

이나라의 여성인권을 드높이기위한 공부 어쩌고 하던 친구들에게

난 아까운 학과 정원 하나 축낸 미운털이 됐던 거다.

(그런데 나 혼자 직장생활 롱런했다 ... 뜻대로 되는일 참 없다)

 

양처보단 애첩이 되는게 훨 낫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효부상 받은 울엄마, 그놈의 책임감으로 자존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아빠와 시댁을

충성으로 섬기며  고생하는걸 보며 자라서일게다.

별 고생도 안하면서 사랑받고 사는 첩생활이 훨 낫지 않을까 싶었다.

 

나밖에 모르던 남편과 양가 반대 용감히 무찌르고

결혼하고 보니,

 

참 이해할 수 없는 시어머니를 우리 시아버지는

너무 끔직하게 위하는 거였다.

우리아버지는 그리도 잘해주는 엄마한테 따뜻한 말 한번 안하시던데...

 

요상한 세상이었다.

 

며칠을 지방가서 실컷 놀고 와서는

당신 잘되라고 저~ 먼데까지 산을 굽이굽이 올라 높은 절에 가서 빌고 왔다고 ... 

여기저기 유람다니다 절 보이면 한번씩 절도 하셨겠지.

맨날 나가며,

나가서 지켜도 가게세를 안주네,

고년들 아주 못됐다 .

담날은 오늘 겨우 쪼꼼 받아왔네...

남의 돈 먹기가 이리~ 힘들다. 에고 힘들어.

가게세 날 맞춰 통장으로 꼬박꼬박 잘들어온다.

언젠가 그런 일도 있었겠지, 하지만 ....

 

울엄마는 잘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아버지 밥은 꼬박꼬박 삼시세끼 새로한  밥에 새 반찬에 상다리가 늘 휘어졌다.

매일 퇴근하시면 씻고 나오는 시간에 맞춰 밥 차려졌다.

아버지가 밥 기다렸던 기억? 없다.

아침에 살짝 일어나 우리방에 와서 화장하고 남편 깨웠다.

남편한테 화장안한 얼굴 50넘어까지 안보이신것 같다.  

그런데 ....

 

난 울 엄마처럼 완벽하지도 못하고

엄마처럼 표현못하는 남편도 참지 못하고

울 시엄마처럼 아닌걸 그렇다고 할 주변도 없고

어째야 할꺼나....

 

조강지처 밀어내고 들어간 내 딸아이 친구엄마한테 들은 얘기

자기는 아직도 남편이 먼저 들어와 있으면

여보~~~ 하고는 가방 팽개치고 남편한테 뛰어간다나 뭐라나

 

어느날 밤중에 길가다 봤던 일

술 먹고 나가는 남자를 술집 여자가

길건널때 까지  웃으면서 빠이빠이하며  배웅하더라

남자 좋아 죽고.

(그러고 집에 들어가 마누라한테 욕 바가지 먹겠지)

 

 

아하!

내 방법대로 살자!

 

술 먹고 들온다 하면

(꼭 통화 불능이다 집에 들어오는 대리 운전에 얹혀있는신세에서 전화온다)

나 나간다.

매무새 살피고 밑에서 기다리다

대리운전사에게 고맙다고 꾸뻑 절하고 차 주차도 도와주고

재밌었어? 오랫만에 친구 만나니 반갑지 어쩌고 ~ 꿀물 줄까?

건강생각해서 쫌만 덜 먹지, 그 친구 나빴다 내 남편을 왜 이리 먹였다냐~

(절대 남편 욕 안한다 친구 탓이지 남편탓이 아니다)

  

냄편 출장가면 꼭 이부자리 세탁한다

집에오면 뽀송뽀송하라고.

( 사실은 대분분 그때만 세탁한다 ㅎㅎㅎ)

 

항상 폭탄 맞은 울집,

남편 퇴근한다고 전화오면 그때부터 쑤셔 넣고

바쁘다바뻐.

5분간만  반짝인 집이다.

(동네 사람들 다 안다 우리집 항상 난장판인거  남편만 모른다)

 

저녁 안먹고 온다면

얼른 난 반찬집으로

좌라락 ~~~우리집 그릇으로 얼른 옮기고 반찬집 팩은 쓰레기통에 쑤쎠 넣는다.

(알면서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있을것이다.)

 

혼자 다 해결하려  애쓰다 애쓰다

속쓰리고 스트레스 받고 병도 얻고

남편한테 화풀이도 엄청하고...

결혼 15년후 터득한 내 나름의 생활법이다.

 

얼마전 울 남편 그러더라

 

조강지첩이라고

뭐 꽤 맘에 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