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때부터 결혼에 대한 기대가 참 컸었던 것 같다.
대학 1학년때 과 친구들끼리 왜 여기를 왔는가를 얘기하다
솔직하게 "시집잘 가려고" 했다가 무쟈게 욕먹었다.
이나라의 여성인권을 드높이기위한 공부 어쩌고 하던 친구들에게
난 아까운 학과 정원 하나 축낸 미운털이 됐던 거다.
(그런데 나 혼자 직장생활 롱런했다 ... 뜻대로 되는일 참 없다)
양처보단 애첩이 되는게 훨 낫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효부상 받은 울엄마, 그놈의 책임감으로 자존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아빠와 시댁을
충성으로 섬기며 고생하는걸 보며 자라서일게다.
별 고생도 안하면서 사랑받고 사는 첩생활이 훨 낫지 않을까 싶었다.
나밖에 모르던 남편과 양가 반대 용감히 무찌르고
결혼하고 보니,
참 이해할 수 없는 시어머니를 우리 시아버지는
너무 끔직하게 위하는 거였다.
우리아버지는 그리도 잘해주는 엄마한테 따뜻한 말 한번 안하시던데...
요상한 세상이었다.
며칠을 지방가서 실컷 놀고 와서는
당신 잘되라고 저~ 먼데까지 산을 굽이굽이 올라 높은 절에 가서 빌고 왔다고 ...
여기저기 유람다니다 절 보이면 한번씩 절도 하셨겠지.
맨날 나가며,
나가서 지켜도 가게세를 안주네,
고년들 아주 못됐다 .
담날은 오늘 겨우 쪼꼼 받아왔네...
남의 돈 먹기가 이리~ 힘들다. 에고 힘들어.
가게세 날 맞춰 통장으로 꼬박꼬박 잘들어온다.
언젠가 그런 일도 있었겠지, 하지만 ....
울엄마는 잘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아버지 밥은 꼬박꼬박 삼시세끼 새로한 밥에 새 반찬에 상다리가 늘 휘어졌다.
매일 퇴근하시면 씻고 나오는 시간에 맞춰 밥 차려졌다.
아버지가 밥 기다렸던 기억? 없다.
아침에 살짝 일어나 우리방에 와서 화장하고 남편 깨웠다.
남편한테 화장안한 얼굴 50넘어까지 안보이신것 같다.
그런데 ....
난 울 엄마처럼 완벽하지도 못하고
엄마처럼 표현못하는 남편도 참지 못하고
울 시엄마처럼 아닌걸 그렇다고 할 주변도 없고
어째야 할꺼나....
조강지처 밀어내고 들어간 내 딸아이 친구엄마한테 들은 얘기
자기는 아직도 남편이 먼저 들어와 있으면
여보~~~ 하고는 가방 팽개치고 남편한테 뛰어간다나 뭐라나
어느날 밤중에 길가다 봤던 일
술 먹고 나가는 남자를 술집 여자가
길건널때 까지 웃으면서 빠이빠이하며 배웅하더라
남자 좋아 죽고.
(그러고 집에 들어가 마누라한테 욕 바가지 먹겠지)
아하!
내 방법대로 살자!
술 먹고 들온다 하면
(꼭 통화 불능이다 집에 들어오는 대리 운전에 얹혀있는신세에서 전화온다)
나 나간다.
매무새 살피고 밑에서 기다리다
대리운전사에게 고맙다고 꾸뻑 절하고 차 주차도 도와주고
재밌었어? 오랫만에 친구 만나니 반갑지 어쩌고 ~ 꿀물 줄까?
건강생각해서 쫌만 덜 먹지, 그 친구 나빴다 내 남편을 왜 이리 먹였다냐~
(절대 남편 욕 안한다 친구 탓이지 남편탓이 아니다)
냄편 출장가면 꼭 이부자리 세탁한다
집에오면 뽀송뽀송하라고.
( 사실은 대분분 그때만 세탁한다 ㅎㅎㅎ)
항상 폭탄 맞은 울집,
남편 퇴근한다고 전화오면 그때부터 쑤셔 넣고
바쁘다바뻐.
5분간만 반짝인 집이다.
(동네 사람들 다 안다 우리집 항상 난장판인거 남편만 모른다)
저녁 안먹고 온다면
얼른 난 반찬집으로
좌라락 ~~~우리집 그릇으로 얼른 옮기고 반찬집 팩은 쓰레기통에 쑤쎠 넣는다.
(알면서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있을것이다.)
혼자 다 해결하려 애쓰다 애쓰다
속쓰리고 스트레스 받고 병도 얻고
남편한테 화풀이도 엄청하고...
결혼 15년후 터득한 내 나름의 생활법이다.
얼마전 울 남편 그러더라
조강지첩이라고
뭐 꽤 맘에 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