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티비 봐요 .지금 군에서 날리났어."
23일날 의가사 제대를 앞두고 군 병원에 있는 아들의 전화였다.
리모콘을 찾으니 발이 달렸는지 온데간데 없어
쇼파밑을 들여다보니 거기서 주인님을 빤히 쳐다보며 "어서 트슈"하듯 했다.
티비를 틀어보니 이미 뉴스시간은 지났기에
우리집 근교 내연산 자락 "우척봉을 향했다."
사실 산을 빙자한 외면이였다.
생생한 뉴스를 보면 다키워놓은 아들들을 잃은 그분들의 울부짖음을
감히 볼수가 없을것 같아 산행을 서둘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아들의 군생활은 10개월 남짓.
6개월은 군에 있었고 나머지 4개월은 병원신세를 지다가 내일모레면
말년 휴가를 나온단다.
말이 말년 휴가지 사실상 의가사 제대를 하기위한 절차라나.
휴가가 끝나면 전역증만 받으러가면 군생활은 이제 끝이라나.
의가사 제대문제로 우리 부부나 걔나 갈팡질팡 했다.
수술후 결과보고 결정하자 일단 미룬채 수술에 들어갔다
십자인대 수술을 받는날 약속된 세시간이 지나도 수술실에서 나오지를 않자
우리부부는 초조해하며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있지 못하고 회복실을 기웃거렸다.
어찌됐든 수술후 회복도 빠르고 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
더이상 군생활은 무리라기에 제대를 시키기로했는데
아쉬움이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군생활을 살짝 맛만보고 우리 복달이는 열달만에 돌아오지만.
대한민국에 아들둔 엄마들은 특히 ..갓 군대보낸 부모님들은 이런 사고가 터질때마다
가슴졸이고 밤잠도 설칠것이다.
나역시도 복달이가 오자마자 가을에 군대갈 작은 아들이 걱정이된다.
큰놈은 워낙 남자다운 아이라 해병대를 간다고 했을때도 말리는척만 했지만
복달이 동생 복돌이는 내가 키울때도 여자아이 대하듯 키워서 걱정이된다.
그리 키운탓에 이게 좀 왕싸가지인 기질이 다분한데
요즘 신세대 군인들이 우리 작은 녀석 같지 않겠는가.
군사고가 터질때마다 군이 문제인가 ?요즘 애들 문제인가?
사실 헷갈린다.
큰녀석을 군병원에 있을때도 사실 불안했다.
육군병원이다보니 해병대 애들은 몆프로 안되기에 입지가 불리하지만
돌깡패 ?해병대 애들과 육군은 항상 보이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했다
군대는 쨤밥이 우선이라며 쨤밥으로 서열을 가린다지만
우리아이말에 의하면 해병대는 육군이 제대할때까지 받는 훈련을
훈련병시절에 다 받았기에 육군병장과 해병 일병은 동급이라나..허참.
이러다보니 육군상병이나 병장들과 해병대애들이 쌈박질을 벌이곤 한다던데
병원내에서 싸우면 강제퇴원조치를 당해 군대로 쫒겨가야한단다.
그리 쫓겨 가는 애들중 해병대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기에 아이를 달랬다
"남자들 세계는 이해가 안돼..너 다친문제로 엄마아빠 속상한데 거까지 보태서 퇴원조치 당하지말아라..나 죽었습니다.하고 복종하란말야.."
훈련과정이 워낙 빡세서 성질이 거칠어진 해병대 아이들과 육군과의 충돌이야기를 듣고
군대 보내도 걱정이요
군병원에 눕혀놔도 걱정이되니 이게 부모마음인데.
사고를 당한 8명의 병사들에 부모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의가사 제대 이틀 앞두고 열달동안 비워진 아들의 방을 정리하며
웬지 여덟명의 병사들과 오열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그분들께 정말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뉴스도 신문도 어제오늘 외면했다.
너무 죄송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