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잘 챙겨 둔다고 이리 저리 갖고 다니다가, 정작 쓰려고 찾으면 힘이 든다.
오래 전 일이라면 둔 곳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용서가 될 것이다.
불과 이 삼일, 그것도 또 이런 일이 있어서 찾게 될까봐 몇 번을 뒤 돌아보며 기억했었다.
'어느 집에서 누가 이렇게 뭘 태우나?' 그러고도 한참을 지나서 생각하니,
우리 집이다. 깜짝 놀라서 잰걸음으로 후다닥 주방엘 들어서니, 아이고야~ 세상에나.
계란 서너 개 익히느라고 렌지에 올려놓았더니, 물이 모두 졸다 못해 냄비는 바닥이 새까맣다.
무얼 가지러 안방문은 열었는데, 왜 여기까지 와서 섰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내 방으로 돌아가서, 하던 일을 생각하며 안방에 간 이유를 찾는다.
'아이고야~.' 그제야 안방에 갔던 이유가 생각이 난다.
기가 차서 웃을 일이다. 웃다가 여러번 경험하고는 눈물이 나려한다.
내가 벌써 치매가 왔나? 것도 한 두 번의 일이라면 용서가 되겠다.
어쩔까? 내다 버릴까? 쓸모 없는 물건이 됐으니 버리지 않으면 밥이나 축내겠지.
그럴 수는 없지.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던 집구석인데.
내다 버려지는 게 억울해서, 대안책을 강구했다.
자주 쓰는 것은 눈에 보이게 둬야겠는걸?!
영감이 잘했다 한다. 찿아다니는 게 당신도 괴로웠던 모양이다.
당신이 치웠소? 당신이 먹었소? 허구헌날 닥달하는 것도 서럽겠지만,
차라리 갖다 버리라는 소리가 당신도 서럽다 하면 차라리 내 맘에 위안이 될라나?
<별 수없이 내 방에 보이게 진열을 해 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