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학교 갔다 와서 엄마가 없으면
왜 그렇게 화가 나고 기분이 안좋은지..
대문을 박차고 들어가면서
아니 집에 들어가는 골목에서 부터
<엄마~> 하고 부르면 집에 도착 하기도 전에
엄마는 벌써 문을 열고 나를 방길 준비가 되어 계셨다.
유난히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은 나 였다.
아주 가끔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에도
놀란 눈을 해 갖구선 놀다가도 집으로 뛰어 들어왔고
약간의 큰 소리에도 그렁 그렁 눈물을 머금고 엄마를 불렀다.
그 때 마다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던 엄마
그 품안에선
엄마의 냄새가 났다.
엄마가 없을때 엄마 옷에 코를 데고
킁킁~ 거리며 엄마의 흔적을 냄새로 달래곤 했었다.
말로 표현할순 없지만 그건 분명 우리 엄마의 냄새였다.
은은하고.. 화장품 냄새도 아닌.. 향수 냄새도 아닌..
그냥 그냥 엄마한테서 나는 체취
아직도 그 냄새가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서른이 넘고
8살 딸아이를 키우는 나
얼마전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서
에버랜드 야간개장 쇼를 다녀왔다.
그때 딸아이는 불이나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서
<몇시에 올꺼야?>
<언제쯤 올껀데?>
<혜연이 계속 기다릴꺼야>
하면서 생중계 하듯 자기의 감정을 전화로 보고하고 있었다.
직장 생활하는 엄마이기에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하다 보니
아이는 내 사랑에 많이 굶주려 있다는 걸 느낀다.
버라이어티 레이져 쇼를 보면서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 갔을꺼란 쇼를 보면서
마지막 하이라이트 불꽃 놀이를 보면서
나는..
일상생활을 잠시 뭍어 두고
그 황홀한 구경에 몰두 해 버리고 말았다.
모든 것이 끝나고 제정신을 차릴쯔음..
조만간 꼭 아이를 데리고 남편과 같이 와야 겠다.
혼자서만 즐거움을 만낀 한 것이 너무 너무 미안하고 아쉬웠다.
부랴 부랴 집에 도착해서
허겁지겁 집으로 들어갔지만 시간은 벌써 12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아직까지 나를 기다리는 남편을 먼저 방기기는 커녕
방문을 열고 아이를 먼저 찾았다.
엄마가 너무 그리웠는지
제 방 침대위가 아닌
안방 침대위에서
내가 집에서 늘 입고 있던 홈드레스를 입고 잠이 들었다.
가는 다리가 치마자락 사이에 고스란이 자욱을 남기고
긴 치마속에 다리는 보이지도 않고
내가 베고 자는 베개에 머리를 대고
아이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자는 아이의 머리칼을 훑어주면서
그토록 기다리던 엄마가 온줄도 모르고 잠에 빠진 아이를 가만히 끌어 안고선
나도 그냥 피곤함이 몰려 같이 잠이 들었다.
내가 깨기도 전에
그리움이 이른 아침까지 이어졌는지
아이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나를 깨운다.
<엄마~ 엄마~ 언제왔어?>
화장도 못 지우고 만싱창이 몰골로 자는 내 얼굴에
자기의 얼굴을 비비고 내 품에 웅크리고 파고든다.
둔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는 말한다.
<혜연아~ 근데 너 왜 엄마 옷 입고 잤어?>
<엄마 냄새 맡으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랬다.
<엄마 냄새?>
<응.. 엄마 옷에서 엄마 냄새 나>
아이는 내가 어린 시절 행동했던 것을 똑같이 따라한다.
알려주지도.. 이야기 한 적도 없었는데..
내가 딸아이의 나이 때 했던 행동, 대사 똑같이..
그리곤 또 한번 그 옛날에 내가 엄마한테 했던 말을 또 한번 한다
<엄마~ 나 보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