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달팽이가 껍질속에 몸을 웅크리고
가끔씩 목을 빼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달팽이의 삶에도 눈물도있고 슬픔도있고
아픔도 기쁨도 있었지만가끔씩 산길을 걷다
만나는 집없는 달팽이의 흉칙한 모습을 대하면
그것이 진짜 내모습인듯해서 흠짓 놀라곤했습니다.
몸을 숨긴 껍질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에
나오든날 정말 거짓말처럼 오랫동안 웅크렸던몸이
펴지듯 알수없는 심한 통증이 찾아와 설움에 복받쳐
터진눈물을 가족들에게 어깨가 아파서 너무 아파서
우는 거라고 이유를 만들어 주었답니다.
벌거벗은 목련나무를 애타는 가슴으로 몇번이나
쳐다봤을까요.
분홍빛 진달래를 찾아 눈길이 숲속을 몇번이나
훑어 댔을까요.
고개내민 연두빛싹들을 보기위해 허리를 굽혀
땅빛색깔이 바뀌는지 몇번이나 바라봤을까요.
영원히 올것같지않은봄은 그렇게 우리들 애간장을
모두태우고 지쳐갈쯤 약올리듯 화사하게 왔다가
지 맘대로 꽃잎을 마구 떨구고 갈 채비가 바빠집니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봄 들판을 가로지릅니다.
냉이꽃도 피고 쑥들도 제법자라 퍼질러앉아 한소쿠리
띁고 싶지만 낮에는 사무실에서 바쁜하루를 보내고
집에와 간단 하게 저녁상을 차려놓고 야학을 가다보니
늘 바쁜사람이 되었습니다.
상큼한 봄냄새와 눈요기만하고 청보리 넘실대는 들판이라
상상을하며 바쁜걸음을 옮긴답니다.
야학에 도착하면 켜켜히 쌓인 먼지들을 내 마음에
설움을닦아내듯 닦고 닦고 또 닦아냅니다.
지금 내가 여기서 뭘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들고
어제 한아줌마가 야학앞에서 아는 사람을보고
그사람이 자신을볼까 부끄러운 마음에 야학으로
뛰어들어오다 계단에서 넘어져 붉은피가 다리에서
줄줄 흐르는걸보니 마음이 어찌나 아프던지 애써
외면해 버렸습니다.
서럽지만 아프지만 그래도 나는 복받은 사람이라고
다른사람이 정상적으로 간 길들을 나는 조금 아니
어쩌면 많이 늦게가는 것이지만 결국 종점은
같은곳이 될거라고 혼자 스스로를 위로하며 난 꺼꾸로
살기에 다시 젊어질거라고 그렇게 마음을 위로합니다.
욕심도 숨겨두고 큰 꿈도 꼭꼭 숨겨두고 오늘은 그저
이렇게라도 용기내어 공부할수있는 여건이 주어진하나에
너무나 감사하며 제때에 못가르친것은 부모의 몫이지만
기회가 주어져도 못배운것은 내몫의 죄가될거라고 생각
을해봅니다.
늦도록 자원봉사를 하시는 야학의 선생님들께도
고마움을 감사함을 표현할길이 없지만 눈이 빠져라
선생님을 응시하고 한마디 말씀도 놓치고 싶지않은 열성
으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밤10시 야학을 마치고 나오면 등교할때 혼자 걸어온길을
남편이 학교앞에 마중나와 있습니다.
어찌 살아왔는지 세월에 떠밀리며 허둥지둥 살아온 세월
늘 외출을해도 거리감을두고 걷던남편이 어둠의 빽을빌린
건지 하루도 빠짐없이 마중나와 손을꼭 잡아줍니다.
외진 들판으로 접어들면 등을보이고 앉아" 업어줄까?"
합니다.힘들거라 생각을하면서도 남편이주는 사랑을
감사히 받고싶어 남편등에 업혀 등에 얼굴을 묻어봅니다.
봄밤은 아름답고 바람은 상쾌하고 남편등은 넓지만 저는
또 눈물이 흐릅니다.
언제나 눈물이 말라버릴까.
그렇게 울면서 아기처럼 남편등에 업혀 밤에 보이는
하얀논둑길 둘이서 하나되어 걸어갑니다.
그렇듯 거추장스러운 등껍질을 벗고 홀가분하게 세상을
향해 나올수 있었든것이 모두 아컴에서 알게된 얼굴도
모르는 님들의 힘이였기에 무엇이든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님들의 글을읽고 열심히 덧글을 쓰는것도 제가 할수있는
작은보답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없다보니 그것 마져
쉽지가 않습니다.아컴을열면 이제 낮설지 않은 분들의
정겨운글들이 나도 함께하고 싶어 자꾸만 마음을 붙들지만
글만읽고 가게 되네요.
하지만 나눈 시간이 많고 알고있는것이 많다보니 어느님의
고운꽃밭을 보면서 또 그꽃밭을 수정해서 곱게 올려주신
고운마음을 보면서 눈물이 나는 것은 얼굴도 모르는 님들을
또 그만큼 알고있음이 아닐런지요.
새로운 생활에 좀더 잘 적응하고 다시 오월이 덧글열심히
쓰면서 돌아올께요.아프지만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오월이
아무리 힘들어도 먼산보고 하하웃는 오월이 열심히살겠습니다.
감사한님들 내내 건강들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