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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새벽 귀가가 가져다 준 아픈 선물..


BY 토곡 2005-03-31

남편의 늦은 귀가로 늦은 밤 아니 새벽부터 컴퓨터와 마주 앉았다

누구것인지 모를 양복 윗저고리는 주인을 잃은 허수아비 마냥 힘없게

의자에 걸쳐져 있다..

뒤바뀐 남편의 양복은 알수없는 어느집 거실 한켠을 어색한 모양새로 살펴볼거다.

참 아이러니다..

남자들은 왜 그 모양인지..

새벽 귀가에도 왜 그렇게 당당한기만 한건지..

곤하게 잠들어 있는 아내를 깨우고 드르렁 세상이 떠나갈듯 코를 골며

잘 자는 모양새라니..

화가난다..그렇지만 알수없는 웃음도 절로난다

나름데로의 이유는 있겠지..

물론 핑계를 대며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매번 되풀이 하겠지..

그런데 그 어쩔수 없는  상황이 주부인 내게도 허락이 되는건지?

일을 핑계로 어쩔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새벽 거나하게 한잔하고

힘차게 남편을 깨워놓고 코를 골며 잠들수 있는 그런 상황이 가능이나

한건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결혼해 15년동안 남편과의 동반 외출이 아니고는 새벽 이슬을

맞아 본적이 없는듯하다.

아니 언젠가 12시를 겨우 넘긴 시간에 귀가를 했다가 며칠간 볶인적이 있다

정말 어쩔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남편은 이해는 커녕 이유를 듣지도

않았다.

여자가 새벽까지 있을 이유는 없다면서..

여자의 새벽 귀가와 남자의 새벽 귀가는 왜 그렇게 다를까?

정말 화가난다.

그렇지만~~

새벽이 주는 싸늘함..정적..얼마만에 맡보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결혼전 ..직장 생활을 할때 ...그때가 아니었을까?

남편의 새벽 귀가로 이시간에 처음으로 컴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너무도 오랫만에 아컴에 글을 올렸다.

집안에 크고 작은 일들로 잠깐의 여유도 허락되질 않았었는데..

정말 마음이 편해야 글도 쓸수 있다는걸 경험을 통해 느낄수 있었다.

주변의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해결된건 아니지만 이렇게 글을

끄적일수 있다는게 행복하다.

"남편의 새벽 귀가가 가져다 준 작은 선물"

다시한번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고 가정이라는 소중한 울타리를

지탱시키는건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가족 공동의 작은 희생들이

따라야 가능하다는것.

힘든 하루를 술의 힘과 드르렁~~절규로 울부짖는 남편..

밉지만 ...내게 이런 시간을 허락하기 위한 남편의 작은 선물이라

생각하며 위안으로 삼으리라...

나 자신이 정말 천사인지...천사인줄 착각하는 바보 아닌 바보인지?

그래도 조간신문 보다는 조금 빨리 온다며 허허 웃는 미운 남편~~

선물 치고는 좀 아픈 선물을 가끔 안겨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