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매서운 바람이 뼈속을 파고 듭니다. 창 문을 단단히 닫고 커텐을 가려 봅니다.
어디선가 들어오는 바람소리에 커텐이 살랑살랑 춤을 춥니다."쌩"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창 문이 덜컹거리고 방문이 움찔 합니다..바닥은 따뜻하지만 코가 시려 얼굴이 이불을 묻고 잠이 듭니다..아기도 추울세라 두꺼운 옷을 입혀 눕혀 논지라 답답한지 자꾸만 몸부림을 쳐 댑니다..."쾅,쾅,쾅"2시가 넘은 새벽..문을 사정없이 두드립니다..미워서 모르는 척 하고 싶지만 옆집에 눈치가 보여 얼른 문을 열어 보니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지금 제 정신이가? 어? 아둥바둥 살아도 힘든데 술을 무슨 돈이 나서 먹어데는데?"그러자 "왜?먹으면 안
돼나...비켜라..자게.."무심한 남편 옷도 벗지 않은채 방바닥에 대자로 뻗어 잠이 듭니다..미워서 옷도 벗기지 않고 추운데 이불도 주지않고 모르는 척 했습니다..아침에는 "속좀 풀자..국좀 끓여라.어?""신랑이 술먹고 왔으면 속을 풀어야 할것아니가.여편네야?"부엌은 쪼그리고 앉는 재래식 부엌인데 콩나물 국 끓이다 그냥 눈물이 흐릅니다.시집오면 공주처럼 잘 해준다더니 코딱지 만한 방에 추운 부엌에서 호호 불며 밥하는 날 보며 내가 미워서 눈물이 더 납니다.허리를 구부려야 설겆이 하고 음식을 하니 자세가 절로 구부려 집니다.애써 허리를 펴면서 자세를 바로 잡아 봅니다.하루는 쌀이 떨어 졌다고 하니 "라면 끓여 먹으면 되잖
아""뭐? "우리는 라면 먹어도 분유 먹는 알라는 무슨 죄고?""보리차 먹여라""뭐?"자기 새끼 한테 분유 대신 보리차 먹이라는 남편은 처음 봅니다. 옆에 있는 소쿠리라도 던지고 싶은데 어이가 없고 기가차서 아기를 업고 나와 버렸습니다. 갈때는 없고 주머니에는 3천원이 있어 친한 언니 집에 갔습니다.아파트에 사는데 춥지도 않는데 춥다고 난립니다.속 사정 얘기 하러 갔다가 속만 더 태우고 집으로 오니 편아하게 누워서 잠을 자고 있더라구요..."쯧.쯧" 금이란 금은 모두 들고 전당포에가서 현금으로 바꿔서 분유를 사곤했습니다.생활은 조금씩 나아 졌지만 없이 시작한 살림이라 살만 하면 일이 생기고 겨우겨우 살아 나갔습니다."나 혼자서 살아도 이렇게는 안살겠다.'고 생각은 많이 했지만 자식놓고 헤어지기가 쉽나요?전세도 얻고 희망이 슬슬보였죠...생각이 가시나요?얼마나 어척 스럽게 살아야 했는지?고생은 해본 사람 만이 안다고 하잖아요..봄에 비가 억쑤같이 쏟아 지는날...무작정 저를 차에 태우고 가는거
있죠?"무슨 일인데?""조용히 하고 있어봐라.""궁금하잖아""뭔데?""참, 말 많네...""알았다.알았어" 한참을 빗길을 달리던 차는 어는 동네에 다 다라더니 새로 지은 건물 앞에 세우더니 "빨리 내려 봐라""왜?""어서?"내려서 따라 가보니 어느 집에 가지 뭐예요?"누구 집인데?""이 집
이 바로 우리 집이다""뭐?지금 장난하나?""이젠 고생 끝났다.고생 많았데이.."이 사태를 짐작한 나는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이게 우리집이라고"얼굴을 꼬집어 보고 다시 확인을 한후 전 다리에 힘이 풀려 걸을 수 없었습니다.여태껏 저의 신랑은 돈을 아껴서 저축해 집을 장만한 것이 였습니다.절 놀래주려고...그것도 모르고 몇년을 욕하고 원망
했던 제 자신이 넘 미워서 숨이 갑갑했습니다.분유대신 물을 먹이는모습을 보며 제 신랑은 피눈물을 흘렸을 텐데 몰라준 제가 한심스러웠 죠.'여보!미안해""그리고 고마워!!!"이사온은 10일간은 잠도 못자고 쇼파에 않아서 집을 뺑 둘러보며 얼굴을 꼬집어 보곤 했습니다.작은 방에 서만 있다가 큰집에 오니 청소는 왜 그리 힘들고 오래 걸리는지...그래도 행복했습니다.전 그날 부터 남편의 봉이 되었습니다."여보~~~사랑 해요~~~ㅎㅎ""이게 미친나..""자기야.~~~이리와요~~"전 지금도 이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한채 살고 있답니다..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잘견뎌 준 제가 대견하고 절사랑해준 제 남편이 있어 이세상 살맛이 납니다..몇
년이 흐른 지금 그때를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흐릅니다.제 생애 최고의 선물 이정도면 받을만하죠?요번 지진때 저의 집은 약간의 미동도 없었답니다..튼튼한 우리집...아싸!아싸!모두들 살기 힘든 지금 넘 괴로워 마시고 힘내세요..노래도 있잖아요"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제 선물 정말 근사하죠